9월 2단계 스트레스DSR 확대 시행 효과…전월보단 줄어
둔화 속단 안돼…주택 가격 상승 기대 및 이사 수요 복병

지난 12일 통화정책신용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는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  이날 박 부총재보는 "주택 거래량도 7월 말∼8월 초를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라 일단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 12일 통화정책신용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는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  이날 박 부총재보는 "주택 거래량도 7월 말∼8월 초를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라 일단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공.

강화된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의지와 은행권의 공조로 주요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가 9월 들어 소폭 약화됐으나, 이달에도 만만치 않은 주담대(주택담보대출)가 이뤄져 안심은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70조8388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증가세(+8조9115억원)를 기록한 8월 말(568조6616억원)보다 2조1772억원 늘었다.

지난 7월부터 본격화된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연속 인상과 각종 대출 한도 및 만기 축소 등 대출 억제책에 9월부터 시작될 2단계 스트레스DSR 시행을 앞두고 ‘막차타기’ 대출 수요가 8월까지 집중된 기저효과로 증가폭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1043억원(103조4562억원→103조5605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달 들어 5대 은행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은 2조690억원(725조3642억원→727조4332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달 들어서도 주담대 증가세는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6일까지 1영업일당 증가폭은 2209억원이었으나, 6일부터 12일까지는 평균 2587억원을 기록,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주 5대 은행이 정책대출 약 4949억원을 유동화해 장부에서 털어낸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는 가파른 상황이다.

주택 거래량은 7월에도 큰 폭으로 늘었다. 주담대가 실제 주택 거래 시점으로부터 통상 두세달 전에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상당기간 주택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매매(신고일 기준)는 5만4732건으로 6월(4만3300건)보다 26.4% 늘었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는 6월(6150건)보다 54.8% 뛴 9518건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9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8월보다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일 "이달 들어 첫 5영업일 기준 가계대출이 은행권 기준 1조1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전달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 폭이 절반 정도 수준"이라며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가 장기 추세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감, 가을 이사철 수요, 정책금리 인하 전망 등 가계대출 확대를 자극할 요인들이 남은 탓이다.

한은은 지난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향후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 장기화 여부와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불안이 이어지겠지만 이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와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병존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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