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월세살이'에 이재명 현장 간담회 대응
"소수정당은 안된다" vs "고인물은 썩는다"
다음달 16일 호남 지역 두곳(영광군, 곡성군)에서 치러지는 재선거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국 대표가 현장에 상주하면서 강력한 '쟁취'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조국혁신당에 대해 민주당은 "조 대표가 호남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며 '텃밭지키기'에 총력전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경전을 넘어 전면전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텃밭에서 돌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도 지도부도 현장에 뛰어들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3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사무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민생 현장 방문 및 쌀값 안정화를 위한 정책간담회까지 참석했다. 다분히 월세방까지 얻어 후보 지원에 나선 조 대표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정청래·강선우 의원 등과 함께 22일 영광에서 현장 일정을 가졌으며, 5선의 박지원 의원도 영광군수 재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매주 주말 영광을 오가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은 소수정당인 조국혁신당에 비해 거대 정당인 민주당이 예산확보 등 지역발전에 더욱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추석 연휴 전부터 영광과 곡성에 월세방을 잡고 서울과 지역을 오가며 직접 선거를 챙기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 첫 최고위원회의도 영광에 있는 장현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열었다.
조 대표는 '나비효과'를 언급하며 “장 후보가 당선되는 순간 호남 전체에 태풍이 불 것”이라며 민주당 텃밭을 흔들어 결실을 내겠다는 각오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호남지역에서 과연 무슨 일을 했느냐는 논리로 '고인물' 민주당이 아닌 '새물' 조국혁신당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영광군수 선거의 경우 여론조사도 양당 예비후보간 초접전 양상이다. 지난 10∼11일 남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장세일 후보 29.8%,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 30.3%로 두 후보 격차는 0.5%포인트에 불과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선거가 치열해지면서 양당간 신경전도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조 대표 등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재보궐선거 지원을 이유로 국회 본회의에 불참한 일을 꼬집으며 "무엇이 중한지를 가리는 감각도, 왜 비판받는지를 성찰하는 염치조차 잃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김 최고위원이 하고 싶은 얘기는 결국 '왜 민주당 땅에 혁신당이 얼쩡거리느냐'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양당간 호남 지역에서의 살벌한 전면전은 총선 전후부터 이어지고 있는 양당간 협력체제에도 심각한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제항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