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 대비 개인투자자 저변 확대 기대 높아
최근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매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세인 가운데 조각투자에 대한 강점이 부각되며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강남 지역 3개구 강남·서초·송파에서 분양한 단지는 총 4곳으로 일반공급 980가구 모집에 총 21만6987명이 몰려 평균 221.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변 시세와 비교해 수억원을 싸게 분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분양된 서초구 ‘메이플자이’ 59㎡의 분양가는 17억 원대를 기록했다. 강남구 ‘래미안 레벤투스’ 84㎡ 매물은 21억 원대에 분양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한 지난해 국내 전체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약 6229만원으로 집계된 것을 놓고 봤을 때 고가의 매물이다. 특히 평수가 큰 상가 건물을 개인이 투자목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부동산 조각투자는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 개인 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특징이다. 기존의 부동산 투자 방식인 리츠(REITs)와 비교했을 때, 부동산 조각투자는 여러 가지 차별화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리츠는 여러 부동산에 분산 투자하는 간접적인 투자 방식으로, 투자자가 개별 부동산을 선택할 수 없다. 주로 대규모 오피스나 물류창고 같은 대형 자산 투자에 집중한다.
리츠는 수십억~수백억원의 대형자산에 집중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거래는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정보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은 선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부동산 조각투자는 다양한 중소형 자산을 다룬다. 이는 투자자들이 중소형 부동산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여, 부동산 투자의 기회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부동산 조각투자는 특정 지역이나 건물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어 맞춤형 투자 전략이 가능하다. 이는 투자자에게 더 큰 선택지를 제공하며 자신이 선호하는 자산에 집중 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
부동산 조각투자 기업 '루센트블록'의 경우, 부동산 토큰증권 플랫폼 ‘소유’ 서비스를 운영한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핀테크 우수기업 'K-핀테크 30'에 선정됐다.
건물에 대한 조각투자로 지분을 소유한 소유주가 동네에 방문함으로써 상권 발전과 매장 매출 및 건물의 가치 상승을 유도하게 되고, 이는 다시 소유주의 수익 증가로 연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모바일 앱 소유는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것 이상으로 각종 부동산·금융 관련 인사이트와 재테크 지식, 건물 투자와 관련된 상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루센트블록에 따르면, 20~30대가 고객의 70%를 차지하고, 이중 40%가 여성으로 기존 금융투자 시장에 새로운 고객군을 조성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초 소유주를 대상으로 오프라인 행사 ‘소유주-데이’를 개최해 투자자와 직접 건물과 상권 가치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를 가졌고 오프라인 상권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유에서 건물을 투자한 이들과 친밀감을 높이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며 정보 비대칭을 줄이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회사는 올해 3월 말부터 약 한 달간 공모를 통해 9호 부동산 매물 ‘성수 코오롱타워’를 완판했다. 최근 10호 상품인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3호'를 조기 완판했고 이번달 20일에는 11호 상품 ‘용산 푸르지오써밋 메디컬가든’을 공개했다. 공모 규모는 10억6000만원이다.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조각투자의 경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이 필요에 따라 보다 빠르게 현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큰증권(STO)을 통한 부동산 투자를 서비스하는 펀블은 이달 9일부터 '현대테라타워DMC 1호’를 공모하기 시작했고, 20일 조기 완판을 성공했다. 펀블은 앞서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해운대 엘시티’ 등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하고 자체 거래소에 상장시켜 왔다.
한편 정부는 부동산 조각투자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에 따르면, 부동산 조각투자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1인당 연간 투자한도는 2000만원이다. 즉, 부동산 투자자가 1년 동안 투자할 수 있는 규모는 2000만원이 최대치라는 뜻이다.
부동산 조각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규제 샌드박스라는 금융당국의 혁신적인 제도의 틀 안에서 엄격한 규제 준수 하에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실현해왔다”며 “개인투자자의 투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공급을 통한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현재보다 투자한도 상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