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가 의료대란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오너 3세가 본격적으로 사업 지휘대를 잡으며 승계 과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약바이오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그에 따른 성과로 그룹 내에서 입지를 세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경영 성과와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동아쏘시오그룹 오너 3세인 강정석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 1년여가 된 가운데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신약 개발, 투자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1주년을 맞이한 올해를 넘어 2032년 맞이할 창립 100주년을 대비해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강 회장은 2017년 경영권을 물려받아 7개월간 그룹을 이끌었으나 횡령과 불법 리베이트 제공 등의 혐의로 실형을 받아 2년6개월의 수감생활을 했다. 이후 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2020년 출소한 이후에도 5년 동안 취업제한을 받게 됐는데,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 되면서 경영공백 연장을 간신히 피하게 됐다.
이를 통해 강 회장은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지속가능위원장으로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속가능위원회는 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로 알려졌지만 신약개발과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먹거리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논의하고 있다.
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이후 눈에 띄는 변화는 그룹 주요 자회사인 동아ST(동아에스티)의 연구개발 분야 투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동아에스티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803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이는 지난해 동아에스티 연간 연구개발비(1208억원)의 절반을 넘는 수준으로, 하반기 투자가 이어지면 올해 연간 연구개발비도 앞설 전망이다.
현재 동아에스티는 제약사 경쟁력의 핵심인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자체적으로 개량신약 후보물질 2종의 임상3상을 진행하면서 신약 후보물질을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올해 연결기준으로 상반기 연구개발비 비중은 24.5%에 이른다. 기존에 10~15% 수준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10%p 가량 확대된 셈이다.
이는 강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 전반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창업정신의 뿌리인 '가마솥 정신'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6년여 간 리더 부재로 약해졌던 경쟁력을 다시 살리기 위해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과거 동아에스티는 국내 신약 37개 가운데 3개 신약을 개발하면서 국내 최다 신약개발사로 꼽혔다. 그러나 강 회장의 경영 공백이 이어지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경쟁사들에 뒤처졌다.
이에 강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그룹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동아에스티는 신약개발사 앱티스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는데, 당시 인수 절차는 3주 이내에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아에스티는 올해 5월 일동홀딩스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아이디언스에 250억원을 투입하면서 지분을 확보했다. 국내 제약사간 합작사 방식으로 신약 개발을 함께 한 첫 사례다.
이밖에도 강 회장이 지난해 경영에 복귀했던 시점에 증설에 들어간 그룹의 CDMO(위탁개발생산) 계열사 에스티팜은 미국 의회가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생물보안법안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히는 등 호재도 이어지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해 9월 제2올리고동을 신축하는 기공식을 열었으며 초기 투자금 11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에 강 회장의 복귀와 함께 진행되고 있는 적극적인 투자와 신사업 모색이 그간의 공백을 메우고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3세인 강 회장이 복귀하면서 연구개발 투자 기조가 확대되고 의사 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라며 "동아쏘시오그룹 내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며 경영 정상화를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