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확장비 무상 제공 '인천시장, 걸림돌은 역대급 고분양가'
인천시청, 국공유지 비중 높은 역세권에 주거 비율 상향 '특혜 시비도'
삼성물산이 미분양의 늪 인천에서 12여 년만에 선보인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이 계약금 5%에 신청금 1,000만 원을 내거는 등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최상위의 자존심을 일시 내려 놓았으나, 고분양가에 과도하게 사업비를 챙겨가도록 지자체가 눈감아 주었다는 특혜 의혹도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인천시 연수구청에 따르면 옥련동 104번지 일대 '송도역 도시개발사업지구 A3 블록의 이 단지가 올해 래미안의 다른 아파트 분양과 달리 신청금으로 계약을 유도하는 이 같은 조건을 담은 입주자모집공고를 승인, 21일부터 특별공급에 이어 22~23일 1~2순위 청약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래미안의 계약 신청금 1,000만 원은 지난해 4월 이문1 재개발주택구역의 '래미안 라그란데'가 3,000만 원을 내건 이후 가장 적은 액수다. 계약신청금이 낮을수록 단타 투기세력이 들어오기 쉽고, 이들이 알짜 동호수 당첨 후 당첨권을 불법 거래할 수 있는 소위 물딱지 매매로 '먹튀'가 횡행, 부동산 거래 질서를 문란케 할 개연성이 있지만, 청약 성적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또한 삼성물산은 발코니 확장도 무상으로 제공하는 데 이어 견본주택 상담 고객에게 스타벅스 상품권과 래미안 굿즈를 무료로 증정하는 등 다른 신규 분양에서 내걸지 않았던 이례적인 판촉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 역시 선착순 분양이 태반인 인천에서 미달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인천지역에서 송도 이외에 최고 분양가라는 지적을 희석시키려는 판촉 활동 중 하나로 보는 시각도 있다.
'래미안 센트리폴'은 전용면적 59~101㎡에 모두 1,024가구 규모로, 주력형인 전용 84㎡형의 분양가는 6억7,600~7억2,500만 원이다. 채당 평균 분양가는 7억1,500만 원으로 직전 인근의 학익동에서 선보인 '시티오씨엘 6단지'의 동일 형에 비해 1억 원 안팎 고가다.
옥련동 S 중개사는 "삼성물산의 분양가는 당초 예상보다 수천만 원 높게 책정돼 분양을 기다려온 청약통장들이 사용을 망설이는 분위기로 전환하는 모양새"라며 "불경기에 조기 완판을 위해서는 낮은 계약신청금 꼼수보다는 시장이 수용가능한 분양가가 나왔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현지에서는 송도역 도시개발사업지구에 국공유지가 3분의 1을 웃돌며 시행 주체의 택지비 매수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인천시청이 주택건설 사업계획을 변경할 때마다 주거비율을 상향, 인허가 과정에 적잖은 특혜 의혹의 시비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S 중개사는 "삼성물산이 시행 중인 송도역세권개발사업은 2008년 옥골 도시개발구역 지정으로 본격화됐는데, 그 이전의 추진을 생각하면 20년 가까이 진행해 온 것으로 기억한다"며 "인천시청과 국방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이 전체 29만여㎡ 중 37% 가까운 땅을 소유, 환지방식에 이들 국공유지가 다른 민간에 비해 제대로 보상받았는지 미심쩍어 하는 시선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
이어 "삼성물산이 송도역세권개발지구 3블록 분양에 임박해 사업계획 변경을 인천시청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천시청은 지난 6월 이 사업계획인가를 변경할 때 주거지역을 1만㎡ 늘려준 데 반해, 공원과 녹지는 그 면적만큼 줄여 시행사의 이익이 극대화되도록 바꿨다"고 꼬집었다.
한편, 인천에서 래미안 분양은 2012년 4월 부평5 주택재개발구역에의 '래미안 부평' 분양 이후 12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인천 핵심개발사업의 중심축인 송도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도 실적이 전무하다. 2002년 송도지구 6·8공구에 151층 인천타워 건립을 포함한 공동주택 건설에 참여하기 위해 현대건설과 함께 송도랜드마크시티(SLC)유한회사를 설립했지만, 2018년 자사 지분을 현대건설에 넘기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데 따른다.
이번 삼성물산의 송도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은 송도의 곁불사업으로 볼 수는 있지만, 5개 블록에다 복합환승센터 등 29만㎡에 이르는 역세권 자체 사업을 시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삼성물산은 2012년부터 자금난에 봉착한 최초 시행사의 지분을 2022년 인수하면서 시행사로 참여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태현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