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인사 단행
신상필벌 원칙 아래 '역량' 중심 인재 배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과 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 남매가 본격적으로 계열 분리를 하고 각자 경영에 나선다.

30일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하고 정유경 총괄 사장이 (주)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이자 정용진 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임 회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앞으로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앞서 이명희 총괄회장은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2개 회사로 분할하고 장남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딸 정유경 신임 회장에게 백화점 사업을 각각 맡겨 ‘남매 경영’을 하도록 했다.

이후 이 총괄회장은 20여 년간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마트와 신세계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정 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씩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그룹을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을 신설해 계열 분리를 위한 초석을 다진 바 있다.

이를 통해 백화점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왔다. 이마트부문은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 사업을 키워왔다.

이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 어라운드(전환)’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 신임 회장 승진 외에도 주요 사업을 이끌 인재들의 인사를 단행했다. ‘신상필벌’의 원칙 아래 그룹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의 취임 첫 해 인사라는 점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정 회장 취임 이후 줄곧 ‘비상경영’ 체제를 내세우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를 추진해온 만큼 내년에도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강화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이 외에도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과 함께 신세계디에프(면세점)와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뷰티),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마트의 주요 계열사로는 SSG닷컴(쓱닷컴), G마켓(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신세계푸드, 조선호텔&리조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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