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ESG 공시 중요성↑
KB "금융배출량도 책임"
2026년부터 총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환경·사회·거버넌스(ESG) 공시가 의무화 되는 가운데 한국회계기준원은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KSSB)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일 한국거래소는 전날에 이어 서울 여의도 콘레드 호텔에서 ‘코리아 캐피탈 마켓 컨퍼런스 2024’을 이어갔다.
이날 ’ESG를 통한 가치 창출’ 세션에 참여한 김은경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기준 실장은 “한국도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과 호환되는 자체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회계기준원은 9월 말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기준(KSSB) 공개초안 의견조회 최종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에는 회의를 열고 공시 기준 제101호 ‘정책 목적을 고려한 추가 공시 사항’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회계기준원은 공시 기준 1·2호보다 101호를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ESG 공시 기준 1·2호는 의무 사항으로 1호엔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재무 정보 공시를 위한 일반 사항이, 2호엔 기후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101호는 국내에서만 쓰이는 기준이다. 101호의 정식 명칭은 ‘정책 목적을 고려한 추가 공시 사항’으로 기업이 스스로 ESG 관련 정부 정책에 얼마나 협조하고 있는지 외부에 알릴 수 있는 항목이다.
김 실장은 “한국에서는 2026년부터 ESG 공시를 의무화할 계획”이라며 “그 전까지 KSSB를 점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SSB는 전 세계에서 통용 가능한 ESG 공시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국제회계기준재단(IFRS) 산하로 설립된 기관이다.
김 실장은 “앞으로 국내 ESG 공시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는 안전 장치도 마련할 것”이라며, “이는 투자자와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추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숙 한국거래소 부장은 “기업들은 ESG를 추진하기 위한 지배구조와 전략, 이와 관련된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지표와 목표 등을 연구하고 있다”며 “보고서를 제출한 기업의 70% 이상이 기후와 관련된 위험과 기회를 식별하고 재무적인 영향을 분석해서 공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은실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ESG 공시는 투자자들이 회사의 위험과 기회를 정말 중요한 리스크와 기회를 알려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라며 “우리 회사의 공시가 과연 투자자들의 올바른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 수석연구원은 “기업들이 ESG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을 제고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라며 “ESG 데이터를 시스템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AI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인 기업의 60%, 시가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의 71%가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해서 공시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한 기업들은 지속가능성보고서 가이드라인(GRI)와 지속가능회계기준이원회(SASB) 기준을 다수 활용했다. 또한 75%의 기업들은 기후 공시를 할 때 기후관련재무공시 협의체(TCFD) 기준을 활용했다.
KRX 이연숙 부장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 부장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환경과 사회에 관련된 내용들을 공시하는 공시 제도로,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 모두 현재 자율 공시로 도입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2021년부터 보고서를 발간해 공시하는 기업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코스피 시장 기준으로 올해 들어서 10월까지 공시하는 기업도 2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선 지속 가능성과 관련된 공시 기준이 아직 확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들은 ESG와 관련된 국제적으로 많이 인정되는 기준을 가지고 오셔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윤재 KB금융지주 부장은 “금융기관은 자체 탄소 배출뿐만 아니라 대출 및 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금융 배출량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 배출량의 측정이 금융기관에 있어서 탄소 관리의 중요한 부분이며, 이는 국내외 평가 및 기후 리스크 관리에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부장은 “기업의 자산 규모 확장과 측정 범위 확대로 금융 배출량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금융 배출량 공시가 국제적인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