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신세계·삼성물산 등 패션 3총사, 3분기 실적 일제 '악화'
​​​​​​​'기능복' 안다르·젝시미스 '선방'.. 포트폴리오 다각화 LF도 '미소'

서울의 한 의류 판매점 앞. 연합뉴스
서울의 한 의류 판매점 앞. 연합뉴스

패션업계 주요 대기업의 3분기 실적이 일제히 악화된 가운데 '기능성 의류' 중심의 중소 패션기업들은 반등하는 등 희비가 갈린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 대기업들이 저조한 3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먼저 코오롱FnC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49억원으로,전년 동기 대비 50.5%나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05억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다.

한섬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 감소했으며 매출 역시 3142억원으로 3%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분기 매출 2960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6.3%, 65.4% 하락한 수치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가 줄어들었다. 매출 역시 같은 기간 4330억원으로 5% 줄었다.

패션업계의 실적 악화는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함께 고온현상으로 인한 계절적 변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몇년 전 코로나19 시기에는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보복소비 영향으로 패션 수요가 급증하면서 특수를 누리기도 했으나 기저효과가 걷히면서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에 올해 고물가로 인해 소비가 줄면서 더욱 악화된 모습이다.

다만 패션 대기업 외 애슬레저 브랜드들은 불황 속에서도 선방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애슬레저란 애슬레틱(athletic)과 '여가'를 뜻하는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운동복을 기반으로 하되 활동적이면서도 편해 보이는 옷차림을 말한다.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패션 수요가 줄어들고 있긴 하나 전 연령층으로 운동 문화는 확산되고 있는데 따라 러닝·수영 등의 운동복은 많이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에 애슬레저 브랜드 2대장으로 불리는 안다르와 젝시미스 모두 올해 3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안다르는 올해 3분기 매출은 725억원, 영업이익은 12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8%나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3배에 가까운 170% 오른 수치다. 앞서 최대 실적이었던 2분기 성적도 뛰어넘었다.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역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6% 오른 수치로, 분기 최대 매출이다. 특히 주력 브랜드인 젝시믹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56억원과 45억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8%, 66% 급증했다.

고물가 속 기존 일상복 보다는 운동복 등 기능복이 인기를 끌면서 패션업계 희비가 갈린 모습이다. 일상복은 아끼되 필요한 기능복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의류와 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221년 3분기(7~9월) 100.38에서 올해 3분기 114.42까지 오른 상태다. 물류비, 원단비 등의 증가로 실생활용 의류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패션 대기업들은 성수기인 4분기를 노려 반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추워지는 날씨에 따라 마진이 높은 겨울 의류를 강화하고 해외 진출 확대 등 전사적 역량을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FnC는 시어링 재킷, 캐시미어 코트류 등 다양한 외투를 내세우는 한편 미국 골프웨어 브랜드 지포어의 중국 및 일본 판권을 따내고 아시아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날씨가 추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주부터 플랫폼을 통해 겨울철 상품 프로모션에 나서며 성수기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수요가 꾸준한 신명품 브랜드들의 매출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미', '메종키츠네', 스튜디오 니콜슨', '가니', '자크뮈스', '르메르'등이 그 대상이며 아울러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추진한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를 더욱 앞세운다는 방침이다

패션 대기업 중에서는 LF만 유일하게 올해 3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LF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8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나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2%나 뛴 532억원을 기록했다.

LF가 다른 패션 대기업들과 다르게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자회사를 활용해 패션 외 분야로 수익 구조를 넓혀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LF는 패션사업 외 금융사업, 식품사업, 기타(부동산·방송)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패션사업이 고물가로 인해 주춤해도 다른 사업들이 뒷받침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한 것이다.

본업 강화도 집중하고 있다. LF는 패션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해 브랜드별 유통 전략을 수립하는 등 구조 재편에 힘쓰는 중으로, 특히 자회사 씨티닷츠에서 내건 브랜드 '던스트'를 중국, 미국, 유럽 등 20개국 백화점 및 온오프라인 편집숍에 입점시키며 판로 확대에 나서고 있다.

LF 관계자는 "사업구조 개선 및 경영 효율화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며 "4분기에는 11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행사와 헤비 아우터 등 겨울옷 판매를 늘려 매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탓에 패션업계에게는 힘든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4분기가 성수기이긴 하나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부진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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