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 ‘먹구름’…국민·신한·하나 ‘쾌청’
실적은 모두 우량…내부통제가 운명 갈라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장들의 임기 연장 여부가 관심인 가운데, 실적 부문에서는 나무할 데 없지만 사건·사고가 많았던 은행들은 내부통제 이슈로 연임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로 5대은행장 모두 임기가 만료된다.
5대 은행장 중 우리은행 조병규(59) 행장은 핵심 사업인 기업금융은 물론 영업 전반의 실적을 끌어올리며 고군분투했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여파로 교체 전망이다.
지난 22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연임 불가에 뜻을 모았다.
앞선 18일 조 행장이 부당대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고의로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압수수색 당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면서 상황이 어려워졌다. 특히 손 전 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전 경영진 뿐 아니라 현 경영진에 대한 압박의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주, 관계사 CEO, 내부 부행장급 등이 차기 행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결과는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2년 임기 마무리가 다가오는 이석용(59) NH농협은행장도 연임이 불투명하다.
내부출신 인사로 뛰어난 실적을 내며 안팎으로 신망을 받는 이 행장이지만 올해 들어 여섯 차례 발생한 금융사고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차기 행장 후보 윤곽은 내달 중순께 나올 전망이다.
이 밖에 KB국민은행 이재근(58) 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연임에 약점으로 지적돼온 홍콩ELS사태를 무난하게 해결했다는 평가가 나오며 1년 추가 연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첫 임기 2년을 실적과 내부통제 모두에서 만점 활약한 신한은행 정상혁(60)행장이나 하나은행 이승열(61) 행장은 편안한 마음으로 연임을 기대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안팎에서 보는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워낙 변수가 많은 것이 CEO인사인 만큼 예단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다만 업권 전반으로 실적이 우수한 가운데 내부통제 여부가 운명을 가르는 분위기는 맞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