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호·안현 등 사장 승진 2명, 신규 임원 선임 75명.. 향후 수시인사 예고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SK(주) 성장지원 조직 담당 겸직
그룹 '리밸런싱(사업재편)'이 한창인 SK가 '기술·현장·글로벌'에 방점을 둔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신규 임원의 3분의 2를 R&D(연구개발)과 생산 등 기술과 현장에 특화된 인재로 발탁하고 AI(인공지능)과 북미 대관 관련 조직도 강화했다.
5일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사항을 공유하고 협의를 마쳤다. 사업 핵심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사장 승진자는 총 2명, 신규 임원은 총 75명이다.
먼저 손현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부사장)이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사장에 승진·임명됐다. 경영전략 설계와 재무 전문성을 살려 SK디스커버리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안현 SK하이닉스 N-S 커미티 담당이 사장으로 승진해 개발총괄(CDO)을 맡는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 리더십을 공고화하고 D램과 낸드 기술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하게 됐다.
이밖에 앞서 SK이노베이션은 통합 법인 출범(11월 1일)을 앞두고 지난 10월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계열사 3곳의 CEO를 이공계 출신 기술·현장 특화 인물로 교체한 바 있다.
그룹 리밸런싱의 일환으로 연중 수시 인사를 실시한 만큼 앞으로도 수시 인사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인 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SK그룹은 신규 임원 75명의 3분의 2를 사업, R&D, 생산 등 현장과 기술 분야에 특화된 인물로 선임했다. 기술·현장 출신 인재 발탁 등을 통해 사업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AI(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DT)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내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 재출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지경학 이슈에 선제 대응이 가능한 인물을 발굴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에서 기후변화,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또 SK온은 운영총괄을 신설하고 신창호 SK㈜ 포트폴리오 관리(PM) 부문장을 임원으로 선임했으며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R&D 실장 등을 담당했던 피승호 SK실트론 제조·개발본부장을 제조총괄로 임명했다.
그룹 계열사의 AI·DT 추진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격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전략위원회 산하에 있는 AI·DT TF(태스크포스)를 확대 운영한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맡고 있는 AI TF는 AI 추진단으로 확대하고 윤풍영 SK㈜ C&C CEO가 맡고 있는 기존 DT TF와 별개로 'DT 추진팀'도 신설한다.
특히 AI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SK텔레콤 주도로 그룹 전반의 AI 역량 결집을 위한 'AI R&D 센터'를 신설하고 SK하이닉스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는 미래 성장 사업 발굴을 위해 CEO 직속으로 'AI 혁신'과 '성장 지원' 등 2개 조직을 신설해 신사업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이 중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사업을 발굴할 '성장 지원' 조직을 담당할 인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선임됐다. 바이오에 이어 신사업 발굴까지 담당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밖에 SK㈜는 첨단소재와 그린, 바이오 등으로 분산됐던 투자 기능을 '포트폴리오 관리(PM)'부문으로 일원화해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를 높인다.
PM 부문은 기존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에서 CEO 직속으로 재편됐다. 포트폴리오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자회사의 사업 모델 혁신과 제품·기술 차별화, 공정 혁신 등 운영 효율화를 지원해 수익성을 적극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신임 PM 부문장은 강동수 SK이노베이션 전략 재무 부문장이 맡는다.
이같은 조직 개편에 따라 CFO는 재무 부문만 독립적으로 관리하게 됐다. 재무 부문은 재무 구조의 안정화와 함께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신임 CFO로는 김기동 SK케미칼 경영지원부문장이 보임됐다.
북미 시장 대응을 위한 인력 선임도 진행됐다. 올해 상반기 SK그룹의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의 대관 총괄 자리에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선임했다.
폴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국제무역고문 등을 역임하다 지난 7월 SK아메리카스에 합류한 인물로,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북미 대관 총괄로 역할을 확대하게 됐다.
이외에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8개 위원회 조직 구조와 소수 정예 기조는 유지하면서 기존에 육성된 인력은 계열사 현장으로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다만 SK그룹의 이번 정기 임원인사의 신규 선임 임원 숫자는 ▲2022년 164명 ▲2023년 145명 ▲2024년 82명으로 점차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75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신규 선임 임원 평균 연령은 만 49.4세로, 전년(만 48.5세) 보다는 높아졌다. 신규 선임 임원 중 최연소는 1982년생인 최준용 SK하이닉스 HBM 사업기획 담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