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선언 후 3일 만에 지분율 1%p 넘게 줄어
주주환원 후퇴 우려…불안 심리에 금융 흔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선언, 탄핵투표 등이 진행되는 가운데, 불과 3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업에서 지분율을 낮추며 발을 빼고 있다. 불확실성에 커지는 상황에서 일단 위험도를 낮추겠다는 심리로 풀이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3일 비상계엄 사태 발발 이후 국내 금융업종에서 빠르게 발을 빼고 있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금융업 특성상 타 업권 대비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장이 열린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총 4일(4071억원), 5일( 3173억원), 6일(2841억원) 등 사흘간 총 1조 85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동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업종에서 총 709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금융업종 지분율도 3일 37.19%에서 6일 36.12%로 1%포인트(p) 넘게 줄었다. 전체 21개 업종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큰 폭으로 빠졌다.
금융업 다음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크게 줄어든 업종은 보험업(-0.60%p), 철강·금속(-0.37%p), 증권(-0.26%p), 운수·창고(-0.22%p), 통신업(-0.16%p) 등이었다.
동 기간 코스피 전체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32.43%에서 32.38%로 0.05%p 줄어든 것과, 보험 및 증권이 광의의 금융업임을 감안하면 금융업에 대한 감소폭 집중도는 더 크게 와닿는다.
다행히 시가총액 상위에 삼성전자 등 제조업이 대거 포진돼 있고, 이들 업종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이 코스피 전체 감소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특히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도 확연히 줄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일 78.14%에서 6일 77.19%로, 신한금융지주는 61.09%에서 60.62%로, 하나금융지주는 68.29%에서 68.14%, 우리금융지주는 46.11%에서 45.84%로 외국인 지분율이 낮아졌다. 그 여파로 주가도 급락했다.
사흘 동안 KB금융 15.7%, 신한금융은 -9.0%, 하나금융은 -7.9%, 우리금융은 -5.9% 등의 주가 하락률을 보였다. 외국인 지분율 순으로 낙폭이 컸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배당에 민감하고 정치 불안으로 금융업이 흔들릴 경우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 기준으로 내세운 CET1(보통주자본비율)이 하락해 배당 재원이 줄어들 위험을 크게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안과 관련해 가결이든 부결이든 한 방향으로 입장이 정리되고 안정성을 되찾으면 다시 주가가 회복될 가능성도 높은 만큼 투자자 관점에서는 낮아진 주식 가치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