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합동분향소에서 추모객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째인 가운데 유가족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를 수습 중인 애경그룹 외에도 다수의 기업과 개인들이 구호품을 전달하고 지원금을 기부하는 모습이다.

31일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무안국제공항에 현장대책본부 운영 및 유족 지원 등을 위해 400여 명을 파견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지분 50.37%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숙소를 목포대학교 기숙사에 마련하고 셔틀용 버스 4대를 배치했다. 아울러 세안 도구와 속옷, 상비약, 생수, 담요 같은 생필품과 생활용품을 수시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장례식 지원을 위해서는 유해관리팀과 분향소관리팀, 장례지원팀 등 3개 팀을 편성했다. 애경그룹은 장례와 관련된 직·간접 비용 모두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생활유통기업인 애경그룹이 유족과 현장 관계자의 편의를 위해 생필품 등을 공급하는 가운데 다른 유통기업들의 구호품 전달 손길도 이어졌다.

쿠팡은 전라남도를 통해 핫팩과 위생용품 등 1만여 개의 생필품을 전달했으며 세븐일레븐은 무안공항 안에 위치한 점포를 통해 유족 및 현장 관계자를 위한 지원물품 1000세트를 나눠줬다. 지원물품은 생수와 치약 칫솔 세트, 컵라면, 단백질바, 핫팩 등이다.

아울러 SPC그룹은 해피봉사단이 무안공항 자원봉사 센터에 생수 1000병을 지원했으며 GS리테일도 현장 지원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도 전남 영암군에 본사를 둔 HD현대삼호는 제주공항 여객기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 지원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3억원을 기탁했다고 밝혔으며 등산복 기업 블랙야크는 사회복지법인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을 통해 무안군사회복지협의회에 유가족 등을 위한 1억원 상당의 블랙야크 방한 자켓 200벌을 전달했다.

기업 외에도 제주항공 참사로 깊은 슬픔에 빠진 유족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는 개인적 나눔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무안공항 2층 4번 게이트 인근에 있는 한 카페에는 '봉사자 및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 드시길 바란다. 선결제 됐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해당 점주도 결제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 내역은 아메리카노 100잔과 카페라테 100잔으로, 익명의 개인이 유가족과 봉사자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선결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했던 안유성 셰프도 이날 김밥 200인분을 만들어 무안공항을 직접 찾아왔다. 유가족이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마련된 쉘터(임시 숙소)를 하나씩 찾아다니며 위로의 말과 함께 김밥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이날까지 2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현장을 찾아 사랑의 밥차를 운영하고 물품 지원 등 봉사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구호 단체 등의 지원도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는 사고 직후인 전날(30일) 오전부터 무안공항 1층에 간이부스를 설치해 생수, 담요, 방한용품 등을 가족들에게 제공했다.

광주전남자원봉사센터에서 나온 자원봉사자들도 떡국 등 음식을 만들어 제공했으며 무안소방서 의용소방대원 등도 현장 작업자에게 빵, 물, 라면이 담긴 상자를 전달했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 지원과 사고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관계기관에 적시 지원을 당부했다.

이날 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신원 확인과 장례 절차 등 후속 조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유가족분들의 고통과 슬픔은 감히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공직자들께서는 유가족 뜻에 부합하는 장례 절차가 진행되도록 내 가족의 일처럼 최대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신 안치용 냉동 컨테이너도 설치가 완료됐다고 설명하면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께 최대한 예우를 갖추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현장 공무원들도 먼저 유가족에게 다가가 소통을 강화해주고 현장에서 지원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장관·자치단체장들이 직접 챙겨달라"고 말했다.

사고 기종인 '보잉 737-800'(B737-800)을 보유한 6개 항공사 대상 특별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국토교통부는 이번 점검을 시작으로 항공기 운영체계 전반을 철저 재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은 즉시 개선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토부는 국내 모든 항공사에 안전관리 강화를 지시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항공사 6곳에는 항공안전감독관을 보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대상 항공사들은 제주항공을 비롯해 대한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인천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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