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생 GS 허서홍·SPC 허진수·대상 임세령 '부진 타개' 과제
1989년생 한화 김동선·오리온 담서원 '역량 강화·신사업 성과' 주목
을사년 새해를 맞아 유통업계 뱀띠 오너 3·4세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업계가 올해도 보릿고개를 날 것으로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에 지난해 말 인사에서 중역으로 승진한 인물도 있는 등 오너 3·4세가 본격적으로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1977년생 오너 3·4세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GS그룹 허서홍 부사장, SPC그룹 허진수 사장, 대상그룹 임세령 부회장 등이 있다. 1989년생의 '젊은 피' 오너 3·4세에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담서원 오리온 전무 등이 거론된다.
GS그룹 오너 4세인 허서홍 부사장은 올해 GS리테일의 새 수장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유통업계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GS리테일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신사업 발굴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특히 '쇄신'을 올해 키워드로 내건 만큼 허 대표가 추진할 변화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GS25(편의점)와 GS더프레시(슈퍼마켓) 등의 견조한 실적 바탕 속에서 불황을 겪고 있는 GS샵(홈쇼핑), 부동산 사업 부문 등의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진을 겪고 있는 투자사업의 정리도 필요하다.
앞서 허 대표는 GS미래사업팀장 역임 당시 GS그룹의 핵심 신사업인 '휴젤'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며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올해 GS리테일의 사업 재정비와 신사업 추진 역량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 대표 지휘 아래 GS리테일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파르나스호텔 인적 분할을 결정했으며 향후 푸드커머스 기업인 쿠캣, 배달플랫폼 업체 요기요, 반려동물사업 어바웃펫과 펫프렌즈 등 투자사업의 추진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다.
SPC그룹 오너 3세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은 2022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그룹 브랜드의 해외 사업에 집중해오고 있다. 동생인 허희수 부사장과 역할을 분담하고 있는 가운데 장남인 허 사장이 해외 시장 개척을 도맡아 하는 모습이다.
특히 허 사장은 SPC그룹의 핵심인 파리바게뜨의 확장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2023년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으로 글로벌 가맹점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프랑스, 영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각 나라에서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내수 시장 침체기 상황에서 허 사장 지휘 아래 SPC그룹은 올해 해외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해외 법인에도 신규 임원을 선임하면서 글로벌 역량 확대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직영점뿐 아니라 가맹점 늘리기에 나선다. 그간 유럽에서 직영점만 운영해온 파리크라상이 2030년까지 영국 파리바게뜨 가맹점을 100개까지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거는 등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밖에도 올해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완공되는 할랄 전용공장, 지난해 맺은 중동지역 국가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국 텍사스 주에 제빵 공장 건립도 추진하는 등 허 사장의 행보가 분주해질 전망이다.
임대홍 대상그룹 창업주의 손녀인 오너 3세 임세령 부회장은 그간 ▲식품사업총괄 사업전략담당중역 ▲식품BU 사업전략담당중역 ▲식품BU 마케팅담당중역 등을 거쳐 2021년 대상과 대상홀딩스 부회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올해도 마케팅담당 중역을 수행한다.
2014년 청정원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한 대규모 리뉴얼(재단장)을 단행하고 2016년에는 안주야(夜) 출시를 주도하면서 안주 가정간편식 시장을 개척해 온 가운데, 올해도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면서 성장세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상그룹 역시 올해는 침체된 내수시장 보단 'K푸드' 열풍에 따라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김치 브랜드 '종가'를 미국 중심으로 판매해온데 이어 올해는 북미와 중남미까지로 시장을 확대하고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폴란드에서도 신규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올해까지 유럽 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임 부회장이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며 그룹 브랜드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올해 해외에서의 대상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989년생 '젊은' 오너 3세들의 입지 확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백화점 사업과 외식분야를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 개선이 올해 가장 큰 과제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갤러리아백화점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외식업 상황도 밝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김 부사장은 '푸드테크'를 주요 먹거리고 삼고 신사업 키우기에 올해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를 세우고 미국 3대 버거인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와 성과를 냈다고 평가받았는데, 최근에는 급식업체 2위인 아워홈 인수까지 추진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실제로 김 부사장은 지난해부터 독립경영을 시작하면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 한화푸드테크에 급식사업본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아워홈 인수를 위한 초석을 다진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한화로보틱스까지 김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만큼 아워홈 인수를 통해 푸드테크 역량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미 한화푸드테크가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 기술을 조리, 서빙 등 식음 서비스 곳곳에 활용할 계획은 세운 상태에서 급식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워홈 오너 일가 지분 취득과 인수대금 마련 등이 선결과제인 가운데 실제 인수가 추진될 수 있을지 김 부사장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전무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상무에서 전무로 '초고속' 승진을 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입사 이후 3년 5개월 만에 전무 자리에 올랐다. 빠른 승진과 함께 오리온의 고속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 모습이다.
현재 그룹의 사업 전략 수립과 관리, 글로벌 사업 지원, 신수종 사업 확보 등 경영전반에 걸친 실무 업무를 담당하며 경영 수업을 받는 중이다. 여기에는 오리온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은 바이오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담 전무가 지난해 3월부터 오리온그룹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알리며 계열사로 편입한 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 합류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내이사로서 리가켐바이오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면서 올해 바이오 사업 역량 강화에 담 전무의 역량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에서도 입지를 굳혀나가야 하는 과제가 있다. 식품으로 확보한 견조한 이익을 바이오 사업에도 투자해야하는 만큼 지속 성장을 위한 해외 시장 개척이 필수다.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인도 등에 생산 공장 11개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초코파이, 마이구미 등 인기 브랜드들을 필두로 수출 확대 전략을 다각화할 전망이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