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드리조트, 급식업체 인수로 로보틱스·푸드테크 등 협력 타진 전망
남은 지분 매각 설득 및 인수 자금 마련, 인수 후 사업 영위 등 여러 변수 있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한화그룹 제공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한화그룹 제공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로봇, 푸드테크 등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급식업체 '아워홈' 인수에 나서면서 연내 성과를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구지은 전 부회장이 한화 측으로부터 마지막으로 매각 의사를 묻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받았다. 구지은 전 부회장의 아워홈 지분 20.67%와 차녀 구명진 전 이사의 지분 19.60%가 대상으로, 매각 조건은 주당 6만5000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워홈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계약 체결을 타진하고 있다. 아워홈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만큼 지분 확보가 관건인 가운데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도 과제다.

아워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워홈 지분율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인 구미현 회장 19.28%, 차녀 구명진 전 이사 19.60%, 그리고 마지막 막내인 구지은 전 부회장 20.67%다.

일단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주당 6만5000원에 아워홈 주식을 매도하기로 한 상황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지분 58% 가량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차녀 구명진 전 이사와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의 의사가 관건이다. 아워홈 정관 제9조 제3항에 따르면 어느 주주가 회사 주식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주식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기회를 줘야한다. 즉, 주식 매각을 원치 않을 경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게 넘어갈 주식을 차녀와 막내가 먼저 사들일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에 대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구미현 회장과 구지은 전 부회장간 오간 내용증명에 따라 구지은 전 부회장의 우선매수권이 소멸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이날 마지막 주식 매각 기회를 통보한 것이다. 김동선 부사장의 아워홈 인수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선 부사장은 해외 시장 확장 가능성이 낮은 유통사업(백화점) 보다는 식품 사업의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푸드테크' 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급식업체 아워홈을 통해 시너지를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단체급식 시장은 지난 2023년 기준 6조원대로 추산된다.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과점 시장으로, 각 업체들 대부분 계열사나 친족기업 계열사의 단체급식 수의계약을 통해 성장해 왔다.

이 가운데 한화그룹이 영위하는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소재 등의 사업은 단체급식을 수주하기 좋은 사업장들로 여겨진다. 또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로보틱스의 경우 단체급식 사업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관련 첨단 기술도 사업에 적용이 가능해 급식업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한화로보틱스는 지난해 3월 CJ프레시웨이와 푸드서비스 산업에 로봇·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밖에도 아워홈이 전국 각지에 갖춘 급식사업장과 식자재유통망이 한화의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시험대)가 될 수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아워홈은 전국 850여 개 사업장에서 하루 200만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 8개 생산시설과 14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큰 과제는 지분 인수 자금 마련이다. 김동선 부사장 측이 아워홈에 제시한 주당 6만5000원을 적용하면 아워홈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소 높은 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동종업계 상장사인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등에 비해 높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한화호텔앤리조트의 자본총계는 1조160억원이다. 현금으로 비교적 단기간 전환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3분기 말 기준 2355억원이다.

업계에서는 모회사인 (주)한화의 유상증자 지원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주)한화의 유동자산은 27조원 수준이다. 또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기업신용등급이 'A-'로 우수한 만큼 금융권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아직 자금 인수 마련 방법으로 제시된 내용은 없는 상황이다.

변수도 있다. 아워홈이 범LG가 기업으로서 혈연관계에 따른 계열사 급식사업장을 다수 운영하고 있던 상황이라는 점이다. 캡티브, LG, LS, GS, LX 등 5곳이 아워홈 전체 계약 물량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만약 한화가 인수하게 되면 이 위탁급식 물량 건이 경쟁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 유통부문이 급식업체인 아워홈을 인수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남은 지분 매각에 대한 설득, 고액의 인수자금 마련이 변수고 인수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부분 등이 난관으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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