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 제거 없이 감식 진행 예정...경찰, 수사 착수 여부 검토 중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사고의 합동감식이 우천으로 연기돼 오는 3일 진행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31일 사고기 현장 감식을 위한 위험관리평가를 마쳤으며 프랑스 사고조사당국(BEA),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과학수사대, 소방 등과 함께 오는 3일 합동 감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조위는 화재로 인해 연료탱크와 시스템에 미친 영향을 점검한 결과 연료를 제거하지 않고도 조사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기체 연료탱크에 남아 있는 약 3만5900lbs의 항공유를 제거하지 않고 감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현장 감식에서 시료 채취와 분석, 분류 작업의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말에 예보된 우천 상황을 고려해 오는 3일 실시하기로 했다"며 "31일 오후에는 3D 입체 영상 촬영, 비상 산소용기 분리 등 위험물 제거 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조위는 감식 전까지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기체를 천막으로 덮어 주말 동안 예보된 강수로부터 보호할 예정이다.
승객·승무원의 진술과 119 신고 기록에 따르면 기내 뒤쪽 선반에서 연기와 불꽃이 목격돼 해당 구역이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지만 사조위는 에어부산이 제출한 자료 등을 토대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화재 다음 날인 지난 29일 사조위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항공기 양쪽 날개와 엔진은 손상되지 않았으며 항공기 내 반입이 금지된 위해물품 등 테러 관련 용의점은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수하물 반입 규정, 기체 전력 설비 및 안전 관리 체계 미비 여부 등을 조사해 항공사의 과실 책임이 인정될 경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쯤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A321-200 기종)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승객 169명과 승무원 6명, 정비사 1명 등 총 176명이 탑승한 상태였으며 화재는 약 1시간 16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승객 전원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7명이 경상을 입었다.
[스트레이트뉴스 부산=이효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