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 외형성장 둔화 우려
삼성그룹 수혜 '양날의 검'

삼성카드 인스타그램 화면.
삼성카드 인스타그램 화면.

삼성카드가 수위(首位)를 지켜온 신한카드를 제치고 10년 만에 업계 1위 자리에 올랐다. 다만 삼성카드가 오랜만에 탈환한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자체 경쟁력보다는 그룹 후광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 연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6646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9.3% 늘어난 88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9.5% 증가한 4조3832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도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수익성과 성장성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변화와 쇄신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의 1위 등극은 10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 신한카드는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7.8% 감소한 5721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까지 이어 온 순위가 역전됐다. 영업이익을 보더라도 신한카드는 7574억원을 기록해 삼성카드와 13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0%, 충당금커버리지는 351.1%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 및 고금리 지속에 따른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 등 일부 자산 건전성 지표가 2022년 말 대비 다소 저하된 상태다.

2023년 삼성카드 총자산 순이익률(ROA)은 2.1%로 전년 2.2% 대비 소폭 하락했다. 2024년 1~9월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이자 비용률이 소폭 상승했으나 카드 손익률이 추가 개선된 가운데 대손 비용률 역시 일부 하락하면서 ROA는 2.5%를 기록했다.

1월 말,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각각 삼성카드 회사채 신용등급과 전망치를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과거 대비 높은 금리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다중채무자 등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대출성 카드 자산의 연체율이 상승할 우려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 제공.
한국신용평가 제공.

삼성카드의 이러한 실적 향상에는 그룹의 후광 효과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카드의 업계 1위 탈환은 고무적인 성과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그룹의 후광에 의존하기보다는 독자적인 경쟁력 강화와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의 신판 확대는 본업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삼세페(삼성 세일 페스타)나 삼성아카데미페스타, 갤럭시 할인 등 삼성그룹 제품과 서비스 관련 결제에 힘입은 바 크다. 삼성전자 등의 상황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 '양날의 검'이다.

다만 김석우 수석연구원은 “높아진 조달비용 및 대손 비용으로 인해 수익성 하락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나, 삼성그룹 계열사로서 공고한 영업기반 및 신용판매 위주의 사업구조를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카드의 보수적인 레버리지 배율 관리 정책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 급격한 사업 확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레버리지 배율을 포함한 자본적 정성 지표는 규제 비율을 하회하는 수준에서 관리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 역시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기조, 지속된 고금리 환경, 건전성 우려에 따른 리스크 관리 등을 고려할 때, 외형 성장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채 선임애널리스트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되나, 기존 저금리 차입금 차환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향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간 고금리 환경이 지속된 영향으로 차주의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되면서 여신성 자산을 중심으로 대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상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익으로 2023년 대비 14.7% 증가한 40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 효율화와 신판 잔액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32.4%, 29.6%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이며 약진했다. 우리카드는 2021년부터 독자결제망을 구축하면서 수수료비용을 크게 절감했고 실적으로도 반영되고 있다.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선점 효과로 해외체크카드 점유율이 38.4%에서 지난해 말 기준 46.9%로 뛰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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