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라브 굽타 "올해 HBM시장 전년 대비 66.9% 성장" 예상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가우라브 굽타 애널리스트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의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가우라브 굽타 애널리스트가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의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이에 따른 GPU(그래픽처리장치), HBM(고대역폭메모리) 등의 수요 증가로 향후 5~6년 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달러(1443조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애널리스트인 가우라브 굽타는 지난 19일 '세미콘 2025'에서 "2030년이나 2031년이면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GPU와 AI 프로세서가 성장세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트너는 2023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GPU 및 메모리반도체가 이끄는 반도체 시장의 매출 기준 연평균성장률(CAGR)이 9.4%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최근 북미 빅테크 기업들의 서버, 데이터센터 등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는 중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클락 청 시니어 디렉터는 "상위 CSP의 설비 투자 규모는 2018년 800억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2000억달러였고 올해는 250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며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서버,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부분도 2030년에는 34%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 6260억달러보다 12.7% 증가한 7050억달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굽타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AI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HPC(오토 고성능컴퓨팅) 등 자동차 반도체 시장의 성장도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HBM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굽타 애널리스트는 "올해 HBM 시장은 전년 대비 66.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지난 2년 보다는 수요 증가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3년 D램 출하량 중 HBM의 비중은 1.2%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하는 동시에 "오는 2028년 전체 D램 시장에서 HBM 비중은 30.6%를 차지하고 주요 공급사들의 기술이 성숙해지면서 수율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HBM의 단수도 8단에서 16단으로, 향후 20단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가트너는 올해 1분기까지는 낸드플래시, D램 등 범용 메모리 가격의 하락이 이어지다가 하반기부터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굽타 애널리스트는 "낸드는 PC나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줄어 올해 1분기에는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하반기에는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며 "D램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낸드의 경우 공급 과잉에 따라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글로벌 메모리 공급사들이 최근 잇따라 낸드 감산에 나선 상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역시 전반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단, 업계 1위인 대만 TSMC의 독주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클락 청 시니어 디렉터는 "파운드리 업체들이 첨단 패키징을 강화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2026년까지는 늘어날 것"이라며 "첨단 파운드리 회사로 TSMC, 인텔, 삼성전자가 있지만 TSMC를 제외하고는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AI 시장 확대와 이에 따른 반도체 시장 성장세를 통해 소재 및 부품, 장비 시장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D램과 낸드 제조와 관련한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클락 청 시니어 디렉터는 "올해 D램 장비 시장은 생산능력 확대와 HBM 투자로 전년 대비 10% 증가한 210억달러(30조28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지난해 약세를 보였던 낸드 장비 구매는 올해 48% 늘어 140억달러(20조 1852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AI 가속기 제조 주문량 확대로 패키징 장비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HBM 등 AI 반도체를 최종 칩의 형태로 패키징하는 2.5D·3D·하이브리드 본딩 등 첨단 패키징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SEMI는 올해 패키징 장비 성장률이 16%에 달하고 내년에는 2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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