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사절단 방미도 "성과 있었다"
미국을 찾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미국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태원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 주최 '2025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행사장에서 미국을 방문해 추진한 한미 협력방안에 대해 "성과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민간 경제사절단의 방미 성과와 관련 “가능하면 그들(미국 측)이 흥미로워할 얘기를 한다는 게 계획이었고, 그런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같이 해서 서로 좋은 얘기가 있일 수 있는 것을 준비해왔고, (미국 측이) 6개 분야를 다 상당히 좋아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6명으로 꾸려진 '대미 통상 아웃리치 사절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해 지난 19일과 20일 백악관, 재무부 고위 당국자와 의회 주요 의원, 주지사 등을 만났다. 대한상의 경제사절단은 조선, 에너지, 원자력, 인공지능(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6개 분야에 대한 한미 협력방안을 준비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해 "검토는 계속하고 있고, 비즈니스라는 게 필요한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어느 기업도 '트럼프 시기에 얼마를 하겠다'고 생각하며 다가가지 않고, 이게 내 비즈니에 얼마나 좋으냐 나쁘냐를 고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생산 시설을 좀 더 원한다고 얘기하지만 우리는 인센티브가 같이 있어야 한다"며 “아직은 (구체적으로) 나온 게 없어,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미국 측 인센티브가 세금 인하 같은 태도 변화를 의미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꼭 돈만으로 따지는 게 아닐 수 있다.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인센티브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이 같이 해서 서로 좋은 것을 하는 게 지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미국이 비싼 인건비 등으로 인해 매력적이지 않은 투자처라는 지적에 대해 “상황이 산업 분야마다 다 다르다”며 “미국이 좀 불리한 것도 있지만, 미국이 유리한 것도 있다. 솔직히 인공지능(AI) 분야 등은 다른 데 투자하는 것보다 미국에 투자하는 게 지금 훨씬 좋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도 유리하고 좋은 곳에 투자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 집권 1기부터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까지 8년에 걸쳐 1600억달러(약 230조원) 규모를 미국에 투자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선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반도체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관해 최 회장은 "내가 얘기할 건 아닌데, (이번 방미 기간에 만난 미국) 정계 인사 중 한 분이 '그것은 계속 집행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고 우리는 그런 정책을 갖고 있다. 약속을 해서 미국이 좋은 건데 그걸 왜 안 하느냐'고 했다"며 "실제 그것은 미국이 자기네 실리를 따져서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고, 무조건 '준다, 안 준다' 이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정부가) 다시 검토를 하겠다고 하니 그것(리뷰 결과)이 나와야 한다"며 "새 행정부는 이제 들어온 지 한 달 정도 됐고, 최소한 자기네들이 4월쯤 뭔가 발표를 한다고 하니 좀 기다려보자"고 덧붙였다.
이날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 행사에서 AI와 에너지 분야에서 한미일 3국의 협력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오늘날 세계 변화의 핵심이 된 AI와 에너지 분야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특히 제조 AI, 에너지, 조선·해운, 원자력 등에서 3국이 힘을 모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