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 금융 예견..."카드 포인트로 주식 사고 주식을 쇼핑포인트로"
"한국 밸류업 ·MSCI 선진지수 도전 잘 알아...공시 강화, 시장 신뢰↑"
마이클 블라우그룬드 드라이브웰스(DriveWealth) CEO는 향후 핀테크 트렌드로 다양한 산업과 연계한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을 지목했다. 드라이브웰스는 제2의 로빈후드로 불리는 미국계 핀테크 기업으로, 손정의가 이끄는 소프트뱅크, 뉴욕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 등의 투자를 받고 국내 기업들과도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28일 블라우그룬드 CEO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단독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금융 서비스는 이제 개별 기업이 독자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 연결되는 ‘임베디드 금융’ 모델로 변화할 것”이라며 “향후 핀테크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설립된 드라이브웰스는 글로벌 회사 약 100곳에 ‘브로커리지 애즈 어 서비스(Brokerage-as-a-Service, BaaS)’ 플랫폼을 제공하는 미국의 핀테크 기업이다. BaaS는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비금융 기업도 주식 거래 및 투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기반의 핀테크 솔루션을 의미한다.
드라이브웰스는 고객이 소규모 투자로도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소수점 거래를 지원하는 게 강점이다. 회사는 “소수점 거래를 통해 개인 투자자도 기관과 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금융 민주화’를 지향한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시리즈 D 펀딩 라운드에서 약 4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기업 가치는 약 30억 달러(4조원)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임베디드 금융’이란 다양한 산업과 플랫폼에 자연스럽게 금융 서비스를 통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즉, 고객이 금융 서비스를 별도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서비스나 플랫폼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금융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블라우그룬드 CEO는 "드라이브웰스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 접근성을 확대하고, 개인 투자자가 보다 쉽게 금융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 투자자와 동등한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리테일 분야 주식 대차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객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받는 포인트를 소수점 거래 주식 구매로 전환하는 시스템이 보편화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쇼핑 시 리워드로 주식을 지급하는 모델도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선 3월 4일 대체거래소(ATS) ‘넥스트 트레이드’를 시행한다.
블라우그룬드 CEO는 “새로운 거래소의 출범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역시 다양한 ATS가 경쟁하며 시장을 발전시켜 왔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며 “한국의 ATS 도입도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드라이브웰스는 미국의 기업 공시규제 강화를 강조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국내 증권시장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에선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5년 전 사베인스-옥슬리법(Sarbanes-Oxley Act)이 시행됐다. 해당 법안은 2001년 엔론(Enron)과 월드컴(WorldCom)의 회계 부정 사건 이후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고 CEO 및 CFO(최고재무책임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제정된 법안이다.
블라우그룬드 CEO는 “한국 역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공시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할 경우, 주식 가치를 할인해서 평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우그룬드 드라이브웰스 CEO는 오는 3월 20일 한국에 방문한다. 블라우그룬드 CEO는 “다음달 방한을 통해 컨퍼런스를 열고, 한국의 금융기관 및 업계 전문가들과 소수점 거래, 24시간 거래, 그리고 핀테크 혁신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채권을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 및 ETF 상품 개발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드라이브웰스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이미 다수의 한국 증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드라이브웰스와 협업하는 많은 한국 기업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블라우그룬드 CEO는...
미국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25년 이상 자본시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나스닥을 비롯한 톰슨 로이터, 디파이니티브 등에서 근무했다. 특히 드라이브웰스 CEO가 되기 전 8년 동안 뉴욕증권거래소(NYSE)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으며, 2023년부터 드라이브웰스 CEO를 맡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