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양극재 4사 모두 출격…캐즘 속 선제적인 기술력 공개에 사활

'인터배터리 2025'가 오는 5일부터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제공
'인터배터리 2025'가 오는 5일부터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제공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오는 5일 역대 최대 규모로 막을 올리는 가운데 배터리 3사와 양극재 4사가 일제히 출격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대대적으로 공개할 전망이다.

1일 인터배터리를 주관하는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인터배터리 참가 기업 및 부스 규모는 지난 2022년(198개 기업·664개 부스) 대비 각각 18.8%, 22.8% 늘어난 688개 기업·2330개 부스다. 전기차 캐즘으로 업황 불황 장기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미래 준비를 멈추지 않는 배터리 기업들의 참가가 돋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내 대표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모두 출동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을 선보인다. 또 대표 양극재 4사인 포스코퓨처엠과 LG화학, 에코프로, 엘앤에프도 출격해 캐즘을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540㎡(163평) 규모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구성하며, SK온과 포스코퓨처엠이 두번째로 큰 450㎡(136평) 규모의 부스를 꾸릴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의 2170셀 대비 에너지와 출력을 최소 5배 이상 높여 향후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는 '46 시리즈'를 메인으로 다양한 배터리 기술을 전시한다.

특히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서비스 사업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사업 구조를 꾸준히 발전시켜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미래 구상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밖에 안전성이 뛰어나면서도 원가 경쟁력을 높인 LFP-CTP(셀투팩)과 니켈 함량을 줄이고 고전압을 통해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린 고전압 미드니켈 패우치 셀 등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SDI는 최근 상품화 적용 검토를 완료한 '열전파 차단(No TP)' 기술과 함께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와 셀투팩 제품 등을 공개하며, 특별히 각형 배터리의 차별화된 '안정성'을 집중적으로 알린다.

배터리 제품에서 특정 셀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셀과 셀 사이에 적용된 안전 소재 등에 의해 다른 셀로 열이 전파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아주는 기술인 No TP와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낮고 주행 길이가 길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을 선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를 오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지난해 말 다수 고객에게 샘플을 공급해 평가를 진행한데 이어 현재 다음 단계 샘플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와 주력 ESS(에너지저장장치) 제품인 SBB(Samsung Battery Box) 1.5'도 전시한다.

SK온은 파우치형과 각형, 원통형 등 3대 포트폴리오를 모두 갖추고 있는 점을 강조하며, 다양한 폼팩터(형태)와 케미스트리(양극·음극 소재)를 공개하고 배터리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한다는 목표를 알린다.

특히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인터배터리에서 실물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개발 전략과 방향성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원통형 파일럿 라인을 준공하며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각형 배터리는 양방향에 이어 단방향 모델을 추가해 전시하고 각형 배터리에 적용된 Z-폴딩 스태킹 기술과 급속충전 솔루션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에서 핵심인 양극재 사업을 전개 중인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엘앤에프도 인터배터리에 모두 출격한다. 캐즘을 극복할 신소재를 비롯해 원소재 밸류체인 등을 선보이며 한계 돌파에 나서는 것을 강조할 방침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분할한 이후 처음으로 인터배터리에 부스를 마련해 더욱 눈길을 끈다. 81평 규모 부스에 대표적인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와 분리막을 비롯해 음극바인더, 에어로젤, CNT(탄소나노튜브)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특히 에어로젤의 경우 LG화학이 올해 양산하겠다고 밝힌 고성능 단열소재로, 배터리 열 폭주를 차단할 수 있어 전기차뿐 아니라 모빌리티,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에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를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새로 마련한 가운데 이번 인터배터리에서 울트라 하이니켈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다.

본래 하이니켈 양극재는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제품을 말하는데, 울트라 하이니켈 양극재는 니켈 함량이 95%에 달한다. 포스코퓨처엠이 니켈에 집중하는 이유는 배터리 양극재에서 니켈 함량이 많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져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어서다.

이밖에 천연흑연과 실리콘을 사용한 음극재도 함께 전시할 방침이다. 음극재 역시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를 결정하는 4대 소재 중 하나인데, 천연흑연을 사용하면 에너지 용량과 가격경쟁력에서 우수하고 실콘을 사용하면 전기차의 주행 거리를 늘리고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현재 중국 공세에 밀려 음극재 사업의 경우 적자를 기록하고 있긴 하나 미국이 2년 후부터 중국산 흑연을 사용한 음극재에 규제를 내리기로 한 데 따라 꾸준히 동향을 살피고 기회를 엿보겠다는 의지다.

에코프로는 내년 하반기 가동이 예정된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 경쟁력 강조에 나선다.

해당 법인은 중국 거린메이와 함께 세우고 있는 법인으로, 본래 양극재가 제련한 원료를 전구체로 만들고 리튬을 섞어 생산하는데 이 생산체계를 일원화해 원가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에코프로는 장기적으로 연간 20만톤의 생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엘엔애프는 LFP 양극재와 하이니켈 NCM 양극재 투트랙 전략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LFP 양극재 양산에 성공한 기술력과 미국 현지 생산 계획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엘앤에프는 현재 대구 구지 3공장 내 LFP 양극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 국내 최초로 LFP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인터배터리 2025는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