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82 폭탄 8발 비정상 투하…폭탄 1발당 축구장 1개 살상 반경 위력

한미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실시된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한 마을에 전투기에서 투하된 폭탄이 터져 가옥이 부서져 있다. 연합뉴스
한미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이 실시된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한 마을에 전투기에서 투하된 폭탄이 터져 가옥이 부서져 있다. 연합뉴스

공군 전투기가 실사격 훈련 중 실수로 민가에 폭탄을 떨어뜨려 가옥이 부서지고 민간인 여러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분쯤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진행된 한미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 투입된 공군 KF16 전투기에서 MK82 폭탄 8발이 사격장 외부인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비정상 투하됐다.

이로 인해 교회와 민가 등 건물 7채가 부서지고 중상 2명, 경상 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부상자들은 의정부성모병원과 국군수도병원, 포천의료원 등으로 분산돼 치료 중이며 현재 의식도 있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부상자 A(60)씨는 목에 파편이 박히는 중상을 입었으며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받고 있다.

공군은 박기완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 등을 조사 중이다.

건물·교량 파괴 등에 사용되는 MK82 폭탄은 투하 지점에 직경 8m·깊이 2.4m의 폭파구를 만들며, 폭탄 1개의 살상 반경은 축구장 1개 정도의 크기이다. 유도 방식이 아닌 무유도 방식으로 투하한다. 다양한 중량의 MK 계열 항공폭탄 가운데 MK82가 가장 널리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훈련에는 공군에서 F-35A·F-15K·KF-16·FA-50 등 전투임무기가 투입됐다.

공군 관계자는 "이날 출격한 KF16 2대는  MK82 폭탄을 각각 4발씩 탑재했으나, 2대가 탑재한 8발 모두 정상적으로 투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유도 방식의 항공폭탄은 지상에 위치한 요원의 통제에 따라 조종사가 투하 버튼을 누르며, 전투기의 컴퓨터가 고도·속도 등을 계산해 폭탄 항적을 예측한다. 비정상 투하는 지상 요원의 통제, 조종사의 기기 조작, 기체 컴퓨터 성능, 폭탄의 장착 상태 등에 오류가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으로, 정확한 원인은 추후 조사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한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 구급차 등이 출동해 있다.연합뉴스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한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 구급차 등이 출동해 있다.연합뉴스

부상자중 A씨는 “차를 운전하던 중 '꽝'소리를 들은 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깨어보니 구급차에 타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차에 함께 타고 있던 B(66)씨는 어깨 개방성 골절 등 중상을 입어 국군병원까지 헬기로 이송됐으며 C(64)씨는 얼굴을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부상자들은 외국인 2명과 군인 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초기부터 관계 당국에서는 전투기에 의한 오폭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정작 공군은 발생 2시간 가까이 지나도록 사고 경위는 물론 사고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히 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정상 투하된 8발 가운데 몇 발이 사고 지점으로 향했는지 등 세부 내용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공군은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제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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