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중 가장 먼저 주주총회 개최
주주 성토 잠재울 메시지 내놓을지 관심

삼성전자가 19일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19일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4대그룹 중에서는 가장 먼저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올해 주총에서는 복합위기를 극복할 전략방안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오는 19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총이 열린다. 삼성전자는 정기 주총을 열고 감사·영업·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를 주주들에게 보고하고 재무제표 승인과 사외·사내이사 및 감사위원회 의원 선임 안건 등을 회부할 예정이다.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다루지 않아 복귀는 불발된 상황이지만 삼성전자 경영진이 경쟁력 재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을 달래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를 꺼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총의 경우 경영진들 입장에서는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를 해소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주총에서는 전년(2023년) 반도체 업황 악화와 함께 실적이 쪼그라든 가운데 주가가 7만원대에 그친 점을 두고 주주들의 성토가 나온 바 있는데,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해는 1분기가 지나가고 있는 시점이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진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고 주가는 7만원보다 아래인 5만원대로 추락한 상태다. 여기에 기대와는 달리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해 다른 경영진들의 강력한 리더십도 절실한 상황이다.

경영진들의 능력에 대한 논란도 잠재워야 하는 시점이다. 지난해 연말 인사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펼쳐진 탓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실시한 인사에 대해 "이번 인사는 결국 현 상황을 유지하고 관료주의를 굳히는데 그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눈길은 이번 주총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에게 쏠릴 전망이다.

이밖에도 사외이사로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전자정보공학부 교수가 새롭게 발탁되는 등 반도체 전문가가 합류할 예정인 만큼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이번 주총에서 반도체 사업과 관련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아직까지 HBM(고대역폭메모리)의 미국 엔비디아 공급 진행 상황 등이 발표되지 않았고 지난해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점유율도 전년 보다 줄어든데다 경쟁사 대만 TSMC(67.1%)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8.1%를 기록하면서 구체적인 반도체 현 상황과 청사진을 내놓아야 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보조금 폐지와 관세 부과 등을 예고하고 있어 관련한 대응 마련도 필요한 시점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급받기로 한 보조금도 수령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 진행 상황도 공유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총 10조원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3조원 규모의 자사수 소각을 완료했고 3조원 추가 매입 방침도 발표했다.

여기에 오는 5월 16일까지 보통주 4814만9247주(2조6963만5783만원), 우선주 663만6988주(3036억4220만원)를 취득하기로 이사회를 통해 결의한데 따라 이번 주총에서 주주환원정책 등을 특별히 강조할 전망이다.

이밖에 반도체 사업 체질 개선 현황과 반도체 부진을 뒷받침할 AI(인공지능) 기반 신사업 발굴 또는 추가적인 M&A(인수합병) 발표도 있을지 주목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인공지능과 로봇, 메디텍, 공조 쪽은 꾸준히 M&A을 시도하고 있고 많은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 주총에 앞서 삼성전자는 통신문을 통해 "AI 산업 성장이 만들어 가는 미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봇·메드텍·차세대 반도체 등의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4대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인재 모집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시스템반도체 부문 등 일부 채용하지 않는 곳도 있긴 하지만 변화에 나선 만큼 올해 주총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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