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위, 국과수 분석 결과 발표...좌측 30번 좌석 상단 선반서 발화 추정

화재사고가 난 에어부산 여객기. 연합뉴스
화재사고가 난 에어부산 여객기. 연합뉴스

김해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는 보조배터리 내부 합선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정밀 분석 결과 기내 좌측 30번열 상단 선반에서 최초 화염이 발생했고 같은 부위 바닥에서 불에 탄 보조배터리 잔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조위는 지난 2월 3일 국과수, 경찰과학수사대, 소방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 화재 감식을 진행했으며 객실 좌측 28열부터 32열까지 좌석 부근에서 전기배선, 기내 조명기구, 보조배터리 잔해 등을 확보했다.

화재 발생 기내 선반 위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화재 발생 기내 선반 위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이후 증거물들은 국과수로 이송돼 CT 촬영과 현미경 검사를 포함한 정밀 분석을 거쳤다.

국과수 감정 결과 화재 당시 승객이 촬영한 영상에서 기내 좌측 30번열 상단 선반에서 최초 화염이 발생한 모습이 확인됐으며 같은 부위 바닥에서 불에 탄 보조배터리 잔해가 발견됐다.

해당 배터리에서는 다수의 전기적 용융흔(녹은 흔적)이 식별돼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이 합선되는 '절연파괴'가 발생하면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31번 좌석 바닥에서 발견된 보조 배터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31번 좌석 바닥에서 발견된 보조 배터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제공

다만 국과수는 "배터리가 심하게 연소돼 내부 절연파괴가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는지는 현재 상태만으로는 규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내부 전기배선, 조명기구, 기판 잔해 등에서는 발화와 관련된 전기적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아 기내 설비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사조위는 "현재까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조배터리에 의한 화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추가 조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항공사 등에 안전권고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추가적인 조사 현황 공개 여부는 사고조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부산=이효재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