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 돌입, '위기관리' 본격 시험대 올라
조주연 대표 "회생 절차후 매출 상승, 정상화 중"
"상업어음 지급 등 협력사·투자자 등 피해 최소화"
MBK파트너스 책임론 확산.. 정부 개입 가능성↑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조주연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이 기업회생 절차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협력사와 투자자들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홈플러스 경영진이 14일  서울 가양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회생 절차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협력사, 점주, 투자자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홈플러스 경영진이 14일 서울 가양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회생 절차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협력사, 점주, 투자자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조 대표는 14일 홈플러스 서울 가양동 본사에서 열린 기업회생절차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회생 절차로 인해 고통받고 계신 모든 협력사, 점주님,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많은 분들의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회사를 정상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의 신속한 회생 절차 개시 결정으로 현재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선 조 대표는 홈플러스의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지표들을 제시했다. 회생 절차 시작 이후 일주일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으며, 고객 수도 5%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하이퍼(대형마트), 슈퍼, 온라인 거래의 유지율이 95%에 달하고 있으며, 물류와 용역 부문은 100% 정상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으며, 법원은 단 11시간 만에 이를 승인했다. 회사 측은 이번 결정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잠재적인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법원은 별도의 관리인 선임 없이 현재의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의 영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협력사와의 거래 및 임직원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상업어음 지급 현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지난 13일까지 3400억 원의 상업어음 상환을 완료했으며, 대기업과 브랜드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 어음은 곧 지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13일 기준 현금 보유액은 약 1600억 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남은 상업어음 지급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의 임원희 준법지원실장은 최종 기업회생 계획안을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안에는 채권자들과의 협의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상업어음 투자자와 협력사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한 번에 지급하기는 어려워 중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채권을 우선적으로 순차 지급하고 있다"며 대기업 협력사들의 이해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협력사들이 조금만 양보해 주신다면 분할상환 일정에 따라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최근 기업회생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함으로써 이번 회생절차로 인해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최근 기업회생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사과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모든 채권을 변제함으로써 이번 회생절차로 인해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일부 제휴사들이 대금 미지급 우려로 인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신라면세점, 에버랜드, CJ푸드빌, CGV 등 업체들은 홈플러스 상품권을 받지 않는다고 공지한 바 있다. 현재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20개 제휴사 중 최소 8곳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이라며 "상품권은 회생 절차와 무관하게 100% 상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2015년 홈플러스를 7조 2000억 원에 인수한 MBK는 그동안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하고 성장 전략은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기업회생 절차 신청은 인수 당시 발생한 과도한 부채 부담과 최근의 신용등급 하락, 이로 인한 유동성 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MBK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으며, 무리한 인수합병과 부채 증가로 인해 홈플러스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조합은 MBK가 매장 매각을 통해 초기 투자금 회수에만 집중했으며, 이로 인해 수천 명의 직원이 해고돼 정상적인 매장 운영이 불가능해졌다고 비판했다. 기업회생 신청 직전까지 기업어음을 발행한 것에 대해서도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홈플러스의 직접고용 인력은 6000여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2만5359명이었던 직접고용 인력은 올해 1월 기준 1만9280명으로 줄어들었다. 노조 측은 이를 '강압적' 인력 감축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나, 홈플러스 측은 '자발적 퇴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린 14일, 홈플러스 채권단과 피해자들도 이날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자세와 구체적인 피해 보상 방안을 촉구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린 14일, 홈플러스 채권단과 피해자들도 이날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자세와 구체적인 피해 보상 방안을 촉구했다.

홈플러스 채권단과 피해자들도 같은날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대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홈플러스와 MBK의 책임 있는 자세와 구체적인 피해 보상 방안을 촉구했다.

주요 쟁점으로는 ▲상업어음 투자자들의 손실 보전 방안 ▲협력사들의 미수금 해결 방안 ▲MBK의 책임 범위 등이 제기됐다. 채권단은 홈플러스의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 계획과 MBK파트너스의 추가 출자 여부 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한 상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경영진의 사과와 정상화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피해 규모와 해법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다"며 "MBK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정부와 국회의 개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향후 전개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MBK는 현재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고 있으며,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 요구를 받은 상태다. 

정무위는 오는 18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를 개최한다. 증인으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 등이 채택됐다.

특히 김병주 회장은 배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며 집중적인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다만 김 회장이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출석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질의에서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 배경과 MBK의 책임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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