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신동빈 회장 5년만에 경영전면에 나선다
오뚜기·아모레퍼시픽, 사명 변경으로 정체성 재정립
농심·롯데하이마트, 신사업 진출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현대백화점 등 AI 기반 개인 맞춤형 마케팅 본격화

지난해 6월 13일 윤석열 대통령 중앙아시아 3국 순방에 동행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압둘라 아리포프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13일 윤석열 대통령 중앙아시아 3국 순방에 동행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압둘라 아리포프 우즈베키스탄 총리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통업계 대기업들이 2025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요 키워드로 △신사업 진출 △사명 변경 △오너일가의 경영 복귀 등이 떠오르고 있다. 각 기업들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안건을 상정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5년 만에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하게 변화한 유통 환경 속에서 오프라인 사업 재편과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쇼핑은 지난 몇 년간 백화점, 마트, 슈퍼 등의 오프라인 매장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맞춤형 디지털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온라인 사업에도 적극 투자해왔다. 이번 신 회장의 복귀는 이러한 전략을 빠르게 추진하고 그룹 차원의 지원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영 복귀가 롯데쇼핑뿐만 아니라 롯데그룹 전체의 유통 전략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며, 신 회장이 주도한 사업 재편이 실적 개선으로 이이질지 주목하고 있다.

오뚜기는 진라면의 글로벌 모델로 방탄소년단(BTS) 진을 발탁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시장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진라면의 글로벌 모델로 방탄소년단(BTS) 진을 발탁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시장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오뚜기 제공

오뚜기와 아모레퍼시픽 등 일부 기업들은 사명 변경을 통해 기업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한다. 먼저 오뚜기는 기존 영문 상호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는 안건을 올렸다. 오뚜기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발음 효율화를 위해 알파벳을 단순화한 조치”라며 “기존 영문명의 발음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의 대표 제품인 진라면은 최근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제품 출시 이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해왔으며, 소비자 선호도를 적극 반영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연말에는 대대적인 리뉴얼을 완료했으며, 리뉴얼된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모레퍼시픽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며, 지주사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한다. 이번 사명 변경은 그룹의 지배구조를 재정립하고 계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 급변하는 글로벌 뷰티 시장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고 럭셔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왔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과 바이오 사업으로의 확장도 모색하며 종합뷰티·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농심과 롯데하이마트는 신사업을 추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농심은 오는 21일 주총에서 신규 사업 ‘스마트팜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예정이다. 스마트팜 사업은 원재료의 안정적인 수급과 품질 향상을 목포료 하며, 농심은 2018년부터 사내 벤처 ‘닥터팜’을 통해 관련 기술 연구와 시범 사업을 진행해왔다. 2022년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한 바 있다.

농심은 최근 말레이시아 1위 온라인 플랫폼 틱톡이 운영하는 ‘틱톡샵’에 라면 최초로 브랜드샵을 오픈, 본격적인 신라면 툼바 판매에 나섰다. 농심 제공
농심은 최근 말레이시아 1위 온라인 플랫폼 틱톡이 운영하는 ‘틱톡샵’에 라면 최초로 브랜드샵을 오픈, 본격적인 신라면 툼바 판매에 나섰다. 농심 제공

롯데하이마트는 ‘전자·전기·통신기계기구 및 관련기기·기타 관련 부속품의 제조’와 ‘방문판매 및 이에 부수하는 서비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유통업 중심의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등 다각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할 전망이다.

동원F&B는 26일 열릴 주총회에서 총 17개 신규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는 등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텔신라는 ‘종합휴양업’ ‘콘도미니엄 분양·운영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및 운영사업’을 정관 사업목적에 새롭게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은 기존 호텔업계가 이미 활발히 진출해온 분야로, 호텔신라도 본격 진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주요 유통기업들이 AI 기반 맞춤형 마케팅으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빅데이터 기반 고객 분석을 통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적용한다. 이는 급성장하는 온라인 쇼핑 환경과 변화된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AI 알고리즘을 통한 소비 행태 분석과 상품 추천이 주요 전략이다.

이처럼 2025년 유통 대기업 주주총회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의 신동빈 회장 경영 복귀를 비롯해 오뚜기·아모레퍼시픽의 사명 변경, 농심·롯데하이마트의 신사업 확장 등 기업별 다양한 전략적 변화가 추진되는 가운데, 각 기업들이 이를 통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업계 전문가는 “유통업계가 AI·디지털 전환, ESG 경영, 맞춤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2025년 주총에서 논의되는 오너 경영 복귀, 사명 변경, 신사업 확장 등의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가 향후 성장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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