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진영 후보들 여론조사 통합 단일화 추진
김석준 즉각 반발하며 "정책보다 단일화 집중" 비판
단일화 발표 장소 두고 논란...진보 "선관위 악용" vs 보수 "공정성 고려한 선택"

왼쪽부터 김석준, 정승윤, 최윤홍 예비후보. 각 후보 제공
왼쪽부터 김석준, 정승윤, 최윤홍 예비후보. 각 후보 제공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중도·보수 진영 후보들이 본선거 운동을 앞두고 단일화에 합의면서 선거 구도의 변화가 일고 있다.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최윤홍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단일화 합의서에 서명하고 23일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단일화에 합의한 정승윤(왼쪽) 후보와 최윤홍(오른쪽) 후보. 정승윤 후보 캠프 제공
단일화에 합의한 정승윤(왼쪽) 후보와 최윤홍(오른쪽) 후보. 정승윤 후보 캠프 제공

두 후보의 단일화는 진보 진영 차정인 전 부산대 총장이 불출마하고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을 지지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진보와 보수 후보 간 1대1 구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보수 진영 후보가 다시 단일화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김 후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서자 각 진영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 후보는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교육감 선거는 정책과 비전 경쟁이 되어야 하는데 보수 후보들은 단일화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정책을 제시하기보다 단일화에만 매달리는 후보들에게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등록 마감 하루 만에 단일화를 선언한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전혀 없는 비정상적인 행태"라며 "단일화 과정과 결과 어디에서도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고려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의 청년선거대책위원회는 17일 성명을 내고 김 후보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청년선대위는 "중도·보수 단일화는 부산교육을 지키고자 하는 부산시민들의 염원이자 바람"이라며 "정 후보는 치열한 정책 경쟁을 통해 중도·보수 4자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행정 공백을 메우다 뒤늦게 선거에 참여한 최 후보와도 부산시민의 뜻을 받들어 단일화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진보 진영의 단일화 요구를 끝내 외면하면서 다른 진보 후보들의 공정한 경쟁 기회조차 박탈했다"며 "진보 단일화는 밀실야합 같은 비정상적 단일화였고 이에 비해 중도·보수 단일화는 부산시민들의 뜻에서 출발한 정상적 단일화"라고 강조했다.

정승윤·최윤횽 후보의 단일화 발표 장소가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였다는 사실도 논란이 됐다.

김 후보 측은 "선관위 직원들이 반대했음에도 두 후보가 선관위를 단일화 발표 장소로 이용했다"며 "공정한 선거관리를 해야 할 기관을 특정 후보들이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 측은 "선거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고려할 때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라며 "단일화 과정이 공정하게 이루어져 누구나 승복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판단이었다"고 반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두 후보와 사전에 협의된 바는 없었다"며 "처음에는 합의 서명 후 사진 촬영을 하겠다고 해서 다른 장소를 안내하려 했지만 두 후보 측이 ‘비가 와서 복도에서 사진만 찍겠다’고 요청해 이를 허용했다. 다만,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흰 벽을 배경으로 선관위임을 알 수 없도록 촬영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교육감 공식 선거운동은 20일부터 시작되며 28~29일 사전투표를 거쳐 4월 2일 본투표가 진행된다.

두손 맞잡은 김석준(왼쪽) 후보와 차정인(오른쪽) 전 부산대 총장. 김석준 후보 캠프 제공
두손 맞잡은 김석준(왼쪽) 후보와 차정인(오른쪽) 전 부산대 총장. 김석준 후보 캠프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부산=이효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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