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LS일렉트릭·LS MnM 등 주요 계열사 작년 실적 훈풍…올해도 기대감↑
계열사 중복 상장 논란에 기술 분쟁→기업간 분쟁 확산 가능성까지 장애물 산적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LS타워 전경. LS그룹 제공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LS타워 전경. LS그룹 제공

최근 국내 재계에서 LS그룹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핵심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면서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 성장 및 IPO(기업공개) 추진 등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IPO에 대한 의문과 핵심 기술을 놓고 기술 분쟁 국면에 접어드는데 따른 우려로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어 LS그룹의 성장세가 순탄하게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S그룹은 최근 AI(인공지능) 수요 확대와 이에 따른 데이터센터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계열사들이 호실적을 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그룹 지주사 (주)LS는 지난해 매출 27조5454억원, 영업이익 1조7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2.5%, 19.4% 증가한 규모인데, 특히 지주사 단독 기준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지주사의 이같은 실적 호조는 LS그룹 내 LS전선, LS일렉트릭 등 주요 계열사들의 동반 성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LS전선은 지난해 매출 6조7660억원과 영업이익 2747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각각 8.8%, 18.2% 성장했다. 초고압케이블과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주 확대가 주효했는데,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실적도 상승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S일렉트릭도 지난해 매출 4조5518억원과 영업이익 38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6%, 20% 증가한 실적이다. 북미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인한 전력망 효율화 사업이 호조인데다 초고압 변압기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LS MnM은 지난해 매출 12조1163억원, 영업이익 31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9.3%, 29% 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환파생 손실로 원재료값이 큰 영향을 받으면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되기도 했으나 성장세를 유지한 모습이다.

LS전선의 자회사 LS에코에너지도 지난해 매출 8690억원과 영업이익 44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8.9%, 51.8% 상승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베트남 현지 법인인 LS-VINA가 현지 시장점유율 80%를 달성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이처럼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면서 LS그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I 시대와 만나 급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앞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전기차·반도체 등 신사업에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자산 50조원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2030 비전'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 같은 계획을 앞당길지도 주목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내 공장 증설로 전력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전력 인프라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 이라며 "변압기, 해저케이블 등 LS 주요 계열사에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S그룹도 기대에 부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굳히기 위해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LS전선은 1조원을 투자해 미국 버지니아주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LS일렉트릭은 부산사업장에 1008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기존 연간 2000억원 규모에서 7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LS MnM도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울산과 새만금에 이차전지 소재 생산공장을 세우고 있다.

LS그룹의 빠른 성장에 오너 3세 경영 승계 과정과 IPO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LS그룹은 주요 계열사 중요 보직에 3세들을 앉히기도 했다.

그룹의 투자 전반을 관리하는 인베니(INVENI, 구 예스코홀딩스)를 이끄는 구본혁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시켰으며 구동휘 LS MnM 부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LS전선을 이끄는 3세 구본규 사장은 유임됐다. 이에 따라 올해 3세의 각 경영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PO의 경우 LS그룹이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금 마련을 위해 계획한 부분이다. 지난 2023년 LS머트리얼즈 IPO를 성공시킨데 이어 올해는 전기차 충전 계열사 LS이링크 IPO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달 LS그룹의 미국 전선 계열사인 에식스솔루션즈도 상장 주관사 콘테스트에 나선 상태다.

이밖에 LS일렉트릭의 자회사인 KOC전기와 LS MnM, LS이브이코리아도 IPO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S MnM의 IPO의 경우 구동휘 부사장의 경영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도 많다. 최근 구 부사장이 LS증권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임이 알려졌는데, IPO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S증권이 LS MnM IPO 추진 과정에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다만 그룹 주요 계열사의 사업 성장과 IPO 추진 등의 기대감 속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상법 개정안이 업계“ 큰 화두가 되면서 '중복 상장'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다 LS그룹을 둘러싼 핵심 기술 관련 분쟁이 기업간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복 상장 논란의 경우 이달 초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서 나온 구자은 회장의 발언이 다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주를 무시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LS그룹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력 시장이 활황이라 투자 재원 확보, 적기 시장 진출 목적뿐 아니라 결국 모기업과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키우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을 딛고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술 분쟁과 관련한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전선업계 1·2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탓이다.

최근 특허 침해 소송에서는 LS전선이 승기를 잡았으나 기아 화성공장 정전 사고 관련 소송에서는 LS전선이 다소 불리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경찰 수사까지 시작되면서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의 경우 경찰은 현재 LS전선이 보유한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 노하우가 건축사무소를 통해 대한전선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수사하면서 시작됐는데, 이를 놓고 LS전선과 대한전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가운데 대한전선의 모회사인 호반그룹이 최근 LS전선의 모회사인 (주)LS 지분을 사들이면서 전선업계의 갈등이 그룹 간 싸움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호반그룹은 이번 지분 매입이 순수한 재무적 투자 목적이라고 강조했으나 LS그룹 경영 구도에 영향을 미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며 "근거는 없지만 외부 주주의 참여에 따라 LS 지배구조의 안정성이 흔들릴 여지를 완전히 배재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업황 호황 대응과 사업 역량 확대로 분주한 시기에 큰 장애물들도 만난 가운데 LS그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업계 관계자는 "LS그룹의 핵심 사업들이 성장성이 높은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투자를 위한 빠른 자금 조달, 앞선 기술 경쟁력 확보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돌아선 투자자 민심도 회복하고 기술 분쟁도 원만히 해결해 사업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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