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정승윤 측 연령 조작 지시, 선관위 고발” vs 정 “다 된 판을 깨겠다는 것인가”
진보 김석준 “교육감 선거를 정치놀음으로 변질시키지 말라”

선거운동 중인 정승윤(왼쪽) 후보와 최윤홍(오른쪽) 후보의 모습. 각 후보 캠프 제공
선거운동 중인 정승윤(왼쪽) 후보와 최윤홍(오른쪽) 후보의 모습. 각 후보 캠프 제공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를 위한 중도·보수 후보 간 단일화가 여론조사 왜곡 의혹을 둘러싼 격한 공방 끝에 사실상 무산됐다.

24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정승윤·최윤홍 후보 캠프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발표하기로 한 중도·보수진영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다.

정 후보와 최 후보는 지난 19일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23일까지 단일 후보를 발표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지난 23일 최윤홍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정승윤 후보 측의 여론조사 조작 정황을 확인했다며 단일화 협상을 결렬하고 관련 내용을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최 후보 측은 "지난 19일 유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하기로 합의했지만 22일 정 후보 측이 운영하는 단톡방에서 연령을 거짓 응답하도록 지시·권유·유도한 행위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후보 측이 지지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몇 살이냐고 물어보면 20, 30대라고 대답하라'는 내용이 유포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는 이미 오염됐으며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 후보는 여론조사 조작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최 후보 측은 여론조사기관에 조사 중단을 요청하고 선대위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정승윤 후보 캠프는 성명을 통해 강하게 반박했다.

정 후보 측은 "조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단일화를 깨겠다는 것인가. 애초에 단일화 뜻이 있기는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2030대는 샘플 수를 채우기 힘들기 때문에 할당 응답률이 100% 채워지지 않더라도 조사를 진행하기로 2개 조사기관이 합의한 가운데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굳이 '2030대라고 답하라' 할 이유가 하등 없고 캠프 구성원 누구도 누구에게도 20~30대라 대답하라고 한 일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최윤홍 후보 측이 말하는 여론조사 중단 사유가 없다. '여론조사 중단 사유'라고 주장하는 사항도 정승윤 캠프와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정 후보 측은 "여론 호도는 오히려 최윤홍 후보 측이 저지르고 있다. 정승윤 캠프가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고 허위사실 공표로 단일화를 깨려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사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다. 단일화 결과가 곧 나올 텐데, 다 된 판을 깨겠다는 것은 스스로 중도보수 패배를 인정하고 '김석준 당선'을 도와주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단일화 유지를 촉구했다.

사전투표일인 오는 28일까지 시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양측의 공방이 고발로까지 번지면서 중도보수 단일화는 힘들어진 상황이다.

선거운동 중인 김석준 후보. 김석준 후보 캠프 제공
선거운동 중인 김석준 후보. 김석준 후보 캠프 제공

한편 진보 진영의 김석준 후보 캠프는 두 후보 간 갈등에 대해 날선 비판을 내놨다.

김 후보 측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나흘이 지났고, 곧 사전투표도 시작된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중도보수 단일화'를 하겠다는 정승윤, 최윤홍 두 후보는 연일 서로를 향한 비난을 이어가며 교육감 선거를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시켰다. 급기야 단일화 여론조사가 중단되고, 단일화 절차마저 전격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승윤 후보 측인지 혹은 그 지지자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여론을 조작하려는 메시지가 유포되며 상황은 결국 파국을 맞았다. 우리는 이미 '명태균'사건을 통해 본 바 있다. 검사출신 법기술자인 정승윤 후보 역시 민의를 왜곡하는 여론조사 조작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범죄행위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승윤 후보는 책임 있는 자세로 유권자 앞에 공식 사죄함이 마땅하다"며 "정승윤 후보는 더 이상 교육감선거를 정략적 정치놀음으로 변질시키지 말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정책선거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는 오는 28~29일 사전투표를 거쳐 4월 2일 본투표가 실시된다.

[스트레이트뉴스 부산=이효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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