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신규 출점과 리뉴얼로 반등 노린다
롯데마트, 온라인 중심의 국내외 시장 확장 시동

지난달 14일 개장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서울 마곡점에서 시민들이 물품을 구입한 뒤 계산을 위해 줄 서 있다.
지난달 14일 개장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서울 마곡점에서 시민들이 물품을 구입한 뒤 계산을 위해 줄 서 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대형마트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마트와 롯데마트 역시 생존을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급변하는 소비 환경과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 속에서 양사의 체질 개선 노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코로나19 전후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이 기간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은 약 20% 감소했고, 매출 성장률도 2015년 이후 연평균 1~2%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쿠팡·네이버 등 이커머스 기반 식품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20% 이상 급성장하며 대형마트 기존 고객층을 빠르게 유치하고 있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 근거리 쇼핑 선호 현상,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의 요인까지 맞물리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의 특성상 고정비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매출 감소는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 △점포 운영 효율화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된 경험·가치 제공 △상품 전략 재편 △ESG 경영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마트 양대 축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의 생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매출 개선을 위한 대응책으로 점포 확장과 리뉴얼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초 트레이더스 마곡점을 시작으로, 다음달 그로서리 특화매장인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강일점과 하반기 트레이더스 인천 구월점을 순차적으로 개장하는 신규출점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과 외형 확장을 위해 2027년까지 5개 이상의 신규 점포를 추가 오픈하고, 신규 부지도 5곳 이상 확보할 계획이다.

또 그로서리 확대와 비식품 효율화 방향으로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고 있으며, 다이소·올리브영 등 경쟁력 있는 테넌트를 적극 입점시켜 집객 효과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 죽전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개편한 결과, 방문 고객 수가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매출도 29%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초저가 PB상품과 단독 해외 소싱 상품도 늘리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율을 높이고,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결과 지난해 이마트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47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통상임금 영향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2603억원으로 전년보다 3072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시민들이 한 근(600g)에 5천340원씩 판매하는 캐나다·미국산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심을 구매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시민들이 한 근(600g)에 5천340원씩 판매하는 캐나다·미국산 돼지고기 삼겹살과 목심을 구매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프리미엄화와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전략적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온라인 사업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영국 온라인 유통기업 오카도(Ocado)와 협업해 주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전용 앱 ‘롯데마트 제타(Zetta)’를 공식 론칭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부산에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오픈해 국내 온라인 배송 효율성을 높이고, 신선식품 품질 혁신을 통해 국내외 사업의 확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PB상품 강화를 통해 온라인 채널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의 기존 강점이었던 신선식품 중심의 단독 상품 개발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신선한 식품을 선호하는 점을 반영해, 온라인에서도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와 슈퍼 사업 부문은 국내 그로서리 전문 포맷을 해외시장으로 확장 적용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다. 슈퍼 부문은 ‘그랑그로서리 도곡점’ 등 기존점 리뉴얼과 신규 출점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에 나섰으며, 그결과 지난해 매출 6조8728억원, 영업이익은 943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ESG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친환경 포장재 사용과 태양광 발전 설비를 매장에 도입해 지속 가능 경영을 실현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 적용과 친환경 PB 상품 라인업을 2배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날 열린 제55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유통사 최초 PPA 도입을 통한 재생에너지 활용, 자가소비형 태양광 발전소 확대 등을 통해 탄소중립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 ESG 경영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홈플러스의 전철을 밟지 않고, 현재의 위기 상황을 혁신의 기회로 삼아 오프라인 유통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 사태를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닌, 대형마트 업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 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며 “앞으로는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 경험과 가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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