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한화오션 거제사업장,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전경. 각 사 제공
(왼쪽부터)한화오션 거제사업장,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전경. 각 사 제공

지난달 한국이 경쟁국인 중국을 제치고 조선업 수주 1위를 탈환한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훈풍도 이어지고 있어 올해도 조선업 실적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 3월 82만CGT(17척·55%)를 수주하며 52만CGT에 그친 중국(31척·35%)을 제치고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척당 CGT는 한국이 4만8000CGT, 중국이 1만7000CGT로 집계됐다. 한국이 중국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많이 수주했다는 의미다.

이밖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7.43포인트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4.26포인트(2.3%) 상승했다. 선종별 1척 가격은 17만4000m³이상 LNG(액화천연가스)선이 2억5500만 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2500만 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7400만 달러였다.

한국이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를 따내면서 중국을 따돌린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150만CGT(표준선 환산톤수·58척)로, 전년 동월 대비 71%나 급감했음에도 한국이 우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올해 1분기 국내 조선3사의 수주 실적도 우수하면서 올해 연간 실적 상승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기준으로 올해 총 21척, 35억8000만달러(약 5조2855억원)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인 180억5000만달러(약 26조6418억원)의 19.8%를 달성했다.

수주한 선종은 ▲탱커 2척 ▲에탄운반선 2척 ▲LNG(액화천연가스)벙커링선 4척 ▲LPG(액화석유가스)·암모니아운반선 1척 ▲컨테이너선 12척 등이다. 이 중 특히 에탄운반선은 LNG선과 더불어 차세대 친환경 연료 수송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도 밝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까지 올해 총 12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LNG운반선 1척 ▲셔틀탱커 9척 ▲에탄운반선 2척 등이다.

특히 최근에 성공한 수주들이 대형 규모다. 지난달 17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총 1조9355억원에 달하는 셔틀탱커 9척을 수주한 것이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매출(9조9031억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이어 지난달 18일에는 아시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에탄 운반선 2척을 4661억원에 수주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 목표인 98억달러(약 14조4079억원)의 19%인 19억달러(약 2조7930억원)를 채운 상태다.

한화오션도 지난달까지 총 9척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올해 1분기 동안 23억달러(약 3조3892억원)의 수주금액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달 17일에는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면서 주목받았다. 계약 규모가 총 2조3286억원으로, 한화오션의 지난해 매출(10조7760억원)의 21%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주 목표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목표치의 달성률은 알 수 없다.

앞서 조선3사는 지난해에도 준수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HD한국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달러의 152.2%를 채웠으며 한화오션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88억6000만달러의 수주액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 97억달러 중 75%(73억달러)를 채웠다.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공세가 강화되면서 점유율 확보가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의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전략이 유효할지 주목된다. 이 가운데 올해는 미국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확대 기대감과 LNG 수요 증가를 통한 LNG선, LNG운반선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조선업 훈풍이 예상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LNG 시장이 예상보다 더 큰 규모로 확대되고 있어 하반기부터 LNG선 발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내외 특수선 수주 기회가 충분하며, 연간 4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미국 군함 시장이 MRO를 넘어 신조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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