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별도 실적 회복됐지만 국가 세수 기여 전무
이월결손금보다 4조원대 세액공제 효과 커
부자감세 정책…차기 정부에 무거운 짐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세전이익이 가장 많았던 삼성전자가 법인세는 하나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세전이익이 가장 많았던 삼성전자가 법인세는 하나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실적을 회복했지만 납세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상장사 중 세전이익(별도) 1위임에도 지난해까지 2년째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환급). 여기엔 실적 부진에 따른 이월결손금보다 5조원에 가까운 세액공제 효과가 컸다. 법인세 감소 탓에 지난해 정부 세수결손도 30조8000억원에 달하는 등 망가진 세수 구조가 차기 정부에 부담을 지울 예정이다.

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별도기준 세전이익이 2023년에 17조5000억원, 2024년 21조7000억원으로 흑자를 냈지만 2년째 법인세비용은 마이너스(수익)다. 마이너스는 법인세를 내지 않거나 환급받을 수 있는 수치다. 세전이익 규모로는 국내 납세력 1위지만 정작 세수 기여는 전무한 결과다.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사업부 적자에 따른 듯 보이지만 세액공제분이 훨씬 크다. 이월결손금으로 인한 법인세비용 감액 효과는 2023년에 9287억원이었다. 그해 세액공제분(이연법인세 자산 활용)은 4조7137억원이나 됐다. 이는 전년 1조106억원에 비해서도 폭증한 공제금액이다. 지난해에도 세액공제분은 4조6580억원이 발생해 2년째 법인세비용 마이너스로 연결됐다.

세전이익 톱5의 납세력을 회복했지만 삼성전자의 공백이 컸다. SK하이닉스는 2023년에 법인세비용이 마이너스였다가 2024년에 3조6308억여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비슷한 세전이익 규모에서 납세실적이 4조원 가까이 차이 난다. 현대차는 같은 기간 2조3322억원에서 3조433억원으로 법인세비용이 증가했다. 기아도 1조8799억원에서 2조825억원까지 늘었다.

다만 HMM은 세전이익이 234.55%나 늘어났지만 법인세는 9704억원에서 8398억원으로 줄었다. 해운업계 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한 톤세적용효과가 커진 결과다. 해당 법인세 감액효과는 2023년 2918억원에서 2024년 1조52억원으로 증가했다. 법인세비용 마이너스를 법인세를 안 낸 0으로 볼 때, 지난해 톱5의 법인세 증가율은 105.1%였다. 같은 기간 세전이익 증가율 131.1%에 못 미쳤다.

현 정부는 법인세율을 1% 낮췄지만, 세수 충격은 그 예상 규모를 넘어섰다. 국가 세수에서 2년째 막대한 결손이 발생했다. 세수결손 규모는 2023년 56조4000억원에 이어 작년에도 30조8000억원으로, 유례없는 수준이다. 각종 세액공제 확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해외 자회사 배당 비과세(익금불산입)가 시행(2023년 1월1일부터 적용)된 이후 국내 대기업은 기존 외국납부세액공제와 더불어 절세 방법이 확장됐다. 해외 자회사 법인세율이 국내보다 높은 경우 외국납부세액공제가, 배당금액이 크고 해외 자회사 법인세율이 국내와 비슷하거나 낮은 경우 해외 자회사 배당 익금불산입이 유리하다. 이런 절세법은 해외 자회사 투자 확대 유인으로 작용해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발 관세전쟁은 이런 우려를 더욱 부채질한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해외 자회사 배당 비과세”라며 “6개월, 10%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 그 자회사 배당은 95% 국내 비과세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매출할 유인이 없다”라며 “해외 현지 정부 법인세 감세와 거기에 국내 회귀 배당 감세로 세금을 안내게 돼, 해외로 자본과 기술이 유출되는 산업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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