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월등한 차입금 저리 조달 능력
정부 정책금융 유동성 공급도 한몫
미국 관세 대책으로 2조원 추가 공급

상호관세를 발표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상호관세를 발표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지난해 현대차의 부채와 이자를 역산했더니 0%대 이자율이 계산됐다. 작년보다 기준금리가 내린 상태의 최근 기업대출 금리는 3% 초반부터 5% 이상까지 나타난다. 5% 정도로 역산된 삼성전자에 비해서도 월등하다.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아래 우대금리를 받은 효과가 적지 않은 듯 보인다. 단순하게 비교해도, 반도체를 지원하면 삼성과 SK가 나눠 갖지만 자동차는 현대차가 독점하다 보니 정책 수혜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나아가 정부는 미국 관세 대책으로 자동차에 2조원 유동성을 추가 지원하고 나서 소외 받는 다른 산업계가 상대적 박탈감을 내비치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2024년 현대차의 이자발생부채는 157조7910억원이다. 작년 이자비용은 4515억원이었다. 이자율을 역산하면 0.3%다. 삼성전자 이자발생부채는 12조3302억원, 이자비용은 9039억원으로 이자율 4.7%가 계산된다.

자동차 못지않게 반도체도 정책금융 지원을 받지만 자동차는 국내 완성품 공급자가 현대차로 한정된다. 이 가운데 정부는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응한 정책금융을 2조원 추가해 총 15조원을 자동차에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정책금융으로 저금리 융자를 받으면 차입금으로 계상한다.

올해 정책금융 지원 대상을 보면, 자동차뿐만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수소, 태양광 등도 포함돼 있지만 이들은 자동차와 달리 공급자가 다수다. 철강은 자동차처럼 대미 수출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정책 지원은 적다.

미국의 자동차 품목관세 25%는 4월3일부터 시행됐다. 철강 및 알루미늄은 3월12일부터다. 따라서 피해가 누적된 시간도 길다. 그런데 대책은 한국수출입은행이 내놓은 대출금리 우대 프로그램 정도만 눈에 띈다. 그 금액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게다가 기본관세 10%가 미국 내 수입산 전 품목에 적용돼 다른 국내 산업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도 건설업 불황과 홈플러스 디폴트 사태 등 침체가 길어져 도산 위험이 번지고 있다.

정책금융에 의한 금리우대는 적게는 0.1%포인트에서 많게는 1.5%포인트까지 제공하는 경우가 있다. 유동성 지원 15조원 중 1.5%면 2250억원이다. 그만큼 돈을 아낄 수 있다. 연간 당기순이익에서 그만큼 이익이 추가되는 셈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제공한 2025년 1월말 기준 가결산 재무제표에서 2024년도 영업적자는 2000억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런 적자는 신용 하락을 불러와 사내 종사자 및 협력업체, 대출 기관· 개인에게 피해를 미칠 디폴트 사태로 번졌다. 2월말 기준 홈플러스 임직원은 약 2만명, 협력업체 수는 5900여개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및 유동화부채 판매규모는 약 5900억원이다. 그 중 개인은 약 2000억원 보유 중이다.

허성무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현안 질의에서 “현대차, 기아는 자체 관세 대책도 있고 정부 지원에 대한 흡수도 빠를 것인데 그 밑에 중견 3사(르노코리아, 한국GM, KG모빌리티)가 걱정”이라며 “특히 GM코리아는 문제가 생기면 철수하겠다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지 않나”라고 우려했다. 그는 “산업은행 지분으로 이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인지, 현장 노동자들이 굉장히 불안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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