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 비롯한 국내외 계열사 4곳 통합 운영
국내외 식품 사업군 구축하고 대형 M&A 추진
전날 동원산업 장중 최고가 10% 급등한 4만750원
“파도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파도에 맞서는 것 뿐이다.”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경영 철학이 다시 한번 그룹의 글로벌 도약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원그룹의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이 계열사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며 글로벌 식품 사업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최근 동원 F&B를 포함해 동원홈푸드, 스타키스트(미국), 스카사(세네갈) 등 국내외 식품 계열 4사를 ‘글로벌 식품 사업군’으로 묶는 사업구조 재편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중복 시장 구조 해소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속도 개선, 통합 R&D센터 구축, 글로벌 대형 인수합병(M&A) 추진 등 지배구조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재편 발표 직후인 전날 15일 동원산업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83% 급등한 3만9900원에 마감했다. 장중 최고가는 4만750원에 달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도 주가는 전장 대비 5.2%이상 상승하며 4만2000원에 거래 중이다. 동원F&B도 8% 급등한 3만7300원 고가를 찍었다. 증권가는 이번 구조 개편을 글로벌 진출의 교두부로 평가하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스타키스트 보유에도 시너지 제한적…재편으로 해외 확장 본격화”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동원산업이 미국 내 참치캔 점유율 45%를 차지하는 스타키스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간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결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와 함께 적극적인 M&A 추진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보증권 권우정 연구원도 이번 동원F&B의 동원산업 완전 자회사 편입과 상장폐지를 계기로 동원그룹이 기대하는 효과로 ▲글로벌 M&A 본격 추진 ▲동원F&B-스타키스트 간 시너지 창출 ▲스타키스트 가치 재평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F&B 자회사 편입과 계열사 재편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더 구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동원F&B 해외 매출 비중은 연결기준 2.2%에 불과하지만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가 보유한 탄탄한 유통망을 활용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타키스트의 유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동원F&B와 동원홈푸드 등 주요 브랜드의 K푸드 제품을 미국 시장에 확대 공급하고, 흩어져 있던 계열사 R&D 조직을 통합해 콜라보 제품 개발 등 시너지 창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 비중을 40% 끌어올리고, R&D 투자도 지난해 기준 매출(4조4836억원)의 0.3% 수준에서 1%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동원F&B와 스타키스트의 결합 상품 출시와 더불어 스카사와 협업해 중동·유럽 시장 진출 전략도 병행한다.
한편 이번 주식교환으로 중복 상장 구조가 해소되면서 기업의 투명성이 강화되고 의사결정 구조도 간소화될 전망이다. 동원산업은 동원F&B 주주에게 1 대 0.9150232 비율로 보통주 신주를 발행해 지급하며, 주식교환 완료 후 동원F&B는 100% 자회사로 편입돼 오는 7월 31일 상장폐지된다.
주식교환 안건은 6월 11일 주주총회에서 의결 예정, 반대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청구 가격은 동원산업 3만5024원, 동원F&B 3만2131원으로 결정됐고, 신규 발행주식수는 7월 1일 이후 확정된다.
기존 동원F&B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배당 수준이 높은 동원산업 주주로 전환돼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이익이 기대된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중복 상장 구조를 해소해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과 기업 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룹 재편과 동시에 이날 출간된 경영 에세이 ‘인생의 파도를 넘는 법’에서 김재철 명예회장이 조명한 ‘도전·열정·호기심’이란 가치가 그룹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 가운데, 동원의 글로벌 도약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