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콘텐츠‧커뮤니티로 독서 생태계 혁신 도전
600억 투자로 2027년 매출 1500억 목표 청사진
“책을 읽는 경험, 앞으로는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 전자책 구독 시장의 선두주자 KT 밀리의서재가 던진 질문이다.
단순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책을 읽는 시대를 넘어, 독서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문화적 경험으로 진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밀리의서재는 23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을 ‘독서 종합 플랫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콘텐츠와 오프라인 공간을 전방위로 확장하는 사업 로드맵을 발표했다.
밀리의서재의 2025년 사업 전략의 핵심은 구독형 스토리 서비스 ‘밀리 스토리’의 론칭과 독서 친화 오프라인 공간 ‘밀리 플레이스’의 대대적 확대다. 올해 하반기부터 웹툰과 웹소설 등 스토리 콘텐츠를 기존 전자책 구독 모델에 통합해, 독자들은 한 번의 구독으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된다. 6월에는 웹소설, 9월에는 웹툰이 순차적으로 추가돼 일반 도서, 웹소설, 웹툰, 오디오북까지 한 플랫폼에서 소비할 수 있는 통합 구독 환경이 마련된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독서 트렌드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음악이나 영상처럼 독서 역시 ‘취향 기반 콘텐츠’로 소비되는 시대, 독자들은 상황과 기분에 따라 텍스트, 오디오, 영상 등 다양한 포맷을 넘나든다. 밀리의서재는 이러한 사용자 경험의 유연성을 극대화하고, 개인별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통해 취향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밀리의서재는 국내 주요 장르 출판사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연내 1만 권 규모의 웹툰·웹소설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인기 IP의 2차 창작에도 적극 나선다. 일례로 판타지 베스트셀러 ‘전지적 독자 시점’의 오디오북 제작, 로맨스 소설 ‘궁노’의 웹툰화 등 원소스 멀티유즈(OSMU) 전략을 강화한다. KT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영상화, OST 제작 등 콘텐츠 생태계의 확장도 추진 중이다.
오프라인 공간 ‘밀리 플레이스’로 ‘독서=일상’ 확장
오프라인 확장도 주목된다. 밀리의서재는 독서 친화형 오프라인 공간 ‘밀리 플레이스’를 연내 100곳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전국 40여 곳의 제휴 카페에서 운영 중인 이 공간은 단순한 카페를 넘어, 작가 강연, 팬미팅, 독서모임 등 커뮤니티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월에는 장유진 작가의 북토크, 6월에는 글쓰기 강연 프로그램 ‘밀리로드’ 등 다양한 오프라인 프로그램도 예고돼 있다. 밀리 플레이스는 앞으로 미술관, 호텔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확장해, 독서가 일상 속 깊이 스며드는 문화적 경험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전방위 사업 확장은 단순히 구독자 수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밀리의서재는 향후 3년간 매년 200억 원씩, 총 6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 투자 분야는 콘텐츠 수급, 우수 인력 영입, IT 인프라 고도화 등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지난해 매출의 2배인 15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기대감도 크다. 독서 콘텐츠의 경계를 허물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독서 생태계가 구축된다면, 독서 시장 전체의 저변 확대와 더불어 다양한 취향의 독자들이 한데 모여 소통하는 문화적 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 특히 웹툰, 웹소설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콘텐츠와 오프라인 커뮤니티 공간의 결합은 독서의 대중화와 일상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디오북, 영상화 등 2차 창작 생태계의 확장은 국내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웹툰·웹소설 등 신규 콘텐츠 분야에서는 이미 강력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다. 기존 전자책 구독자와 신규 스토리 콘텐츠 이용자 간의 서비스 경험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할지, 구독료 체계와 저작권 이슈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오프라인 공간이 단순한 카페 이상의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지속적인 커뮤니티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익성 확보와 장기적인 성장 동력 마련도 중요한 과제다.
밀리의서재 박현진 대표는 “독서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시대 흐름에 맞춘 서비스 확장과 사용자 접점 강화를 통해 콘텐츠 소비 확대, 실사용자 증대 등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화하는 독서 환경 속에서 밀리의서재가 ‘독서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그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