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2개 분기 연속 흑자…4년 만에 연간 흑자 가능성도
전망 밝은 OLED 중심 사업 추진 속도…美·中 리스크는 아직 변수
LG디스플레이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성과가 차츰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호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관세, 미중 갈등 등이 여전히 변수지만 OLED 분야에서 선제적인 기술력으로 시장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집계한 결과, 매출 6조653억원과 영업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 분기에 이어 연속 흑자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8328억원, 영업이익 831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가 분기 기준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23년 4분기(1317억원) 이후 1년 만이었는데, 이어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낸 것이다.
정원석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효과와 OLED 중심 사업구조 고도화, 고강도 원가절감 활동 및 운영 효율화를 통해 전분기에 이어 흑자기조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구조 전환과 보수적 설비투자를 집행하는 가운데 2025년 감가상각비 규모가 전년 대비 8000억원 감소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과거 3년간의 대규모 적자구조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OLED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취임해 임기 2년을 넘어선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 사장의 지휘 아래 중소형 OLED 강화와 대형 OLED 고도화 등 OLED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흑자전환에 힘 쓰는 중이다.
이에 지난해에는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OLED(중소형, 대형 합산) 비중이 전년 대비 7%p 늘어난 55% 수준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 광저우의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매각 절차도 마무리하고 있다. 매각 대금 규모는 2조2466억원으로 확정됐으며 지급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를 통해 재무 개선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아픈 손가락이었던 LCD 공장까지 정리한데다 지난해 4분기 반등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올해 1분기까지 긍정적 흐름이 이어지면서 연간 흑자전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실현되면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집중하고 있는 OLED를 둘러싼 시장 전망도 밝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 규모는 전년(428억 달러) 대비 26.2% 증가한 5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니아도 올해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이 316만대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오는 2031년까지 OLED 패널의 점유율은 매출 기준으로 43%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스마트폰, 노트북 및 모니터 등 중소형의 IT용 OLED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비롯해 차량용, 게임용 모니터에도 OLED를 도입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의 비중이 높았던 중국 시장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옴디아는 중국 프리미엄 TV 시장(2500달러 이상 제품)에서 OLED 비중이 올해 78.3%로 전년(47.2%) 대비 31%p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같은 기간 LCD TV 비중은 52.8%에서 21.7%로 줄어들며 OLED 보다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어 LG디스플레이는 OLED로 본격적인 반등을 이룬다는 목표다. 특히 정 사장은 올해 들어 두 번이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 TV 사업을 종료하면서 대형 OLED 사업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실수요에 연동해 캐파(생산능력)를 운영하고 극한의 원가 절감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AI PC와 OLED 모니터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며 "이에 고화질 저전력 솔루션과 중대형 OLED 기술이 경쟁력을 갖출 것이다. 차별화 기술을 통해 하이엔드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최고 밝기'를 자랑하는 4세대 OLED TV 패널을 양산한데 이어 게이밍 OLED 모니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중국 업체들이 8.6세대 IT용 OLED 공장을 투자하며 기술력을 따라잡으려고 하는 것에 맞서 8세대 OLED 생산라인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과 미중 갈등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OLED 수익성 확대를 꾀해야 할 전망이다. 대중 관세 정책이 장기화할 경우 미국 고물가 영향으로 전자제품과 패널 수요가 감소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주요 사업은 북미 주요 고객사에 대한 노출도가 높다"며 "현재 고객사 패널 발주(PO)의 급격한 변화는 없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변화가 생길 우려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