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카카오 지분 전량 매각…SK브로드밴드 자회사 편입에 활용
최태원 'AI데이터센터(DC)' 강조…SKT·브로드밴드 역량 결집 집중
그룹 리밸런싱(사업재편)에 한창인 SK그룹이 AI(인공지능)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그룹 내 IT 계열사 결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통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지난 25일 SK브로드밴드와의 시너지 확대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 지분 전량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이 매각하는 카카오 주식 수는 총 1081만8510주다. SK텔레콤 측은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지분을 인수하고 AI 등 미래 성장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의 지분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태광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 지분 24.8% 전량(태광 16.75%, 미래에셋 8.01%)을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다음달 까지 해당 지분을 주당 1만1511원으로 평가해 총 1조1500억원에 매수할 예정이다.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 지분을 99.1%까지 확보하게 되는 셈으로, 사실상 SK브로드밴드가 SK텔레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SK브로드밴드의 경우 IPO(기업공개)를 철회한 상태다. SK 측은 "유무선 통신,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의 시너지를 확대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AI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다.
최 회장은 AI 분야를 '리딩'하는 SK그룹 리밸런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SK가 보유한 사업군을 활용한 AI 미래 동력의 핵심으로 'AI 데이터센터(AIDC)'를 콕 집은 상태다.
AIDC는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으로 구성된 서버를 다량 구축해 AI 머신러닝과 생성형 AI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하는 시설로, AI 시대가 고도화되면서 점차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가 "오는 2027년까지 신규 AI 애플리케이션의 50%가 생성형 AI 모델과 결합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내놓는 등 AI DC를 둘러싼 전망도 밝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AIDC 건축(SK에코플랜트)과 서버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SK하이닉스), 전력(SK이노베이션), 통신망(SK텔레콤·SK브로드밴드), 서버 운영(SK C&C) 역량을 총망라해 AI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의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AI 사업에서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목표다.
올해부터 SK텔레콤이 AI 역량 결집을 통한 'AI R&D(연구개발) 센터'를 운영하는 한편 SK브로드밴드는 기존 조직을 격상해 AIDC사업부를 신설해 3개 사업부 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한 상태다. 이 AICD 사업부 수장은 하민용 SK텔레콤 글로벌솔루션오피스 담당(부사장)이 겸직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SK브로드밴드가 SK케미칼로부터 남구 황성동 소재 토지와 건물을 283억원에 매수했는데, SK텔레콤은 이 부지에 국내 최대 규모 연산량인 GPU 6만장 규모의 AI DC를 짓는다는 구상이다.
그룹의 'AI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AI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며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C&C 시너지 체계 확립, 에이닷과 글로벌 AI 에이전트 에스터(Aster)를 통한 B2C AI 서비스 가능성 입증에서 나아가 2025년에는 AI가 실질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