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과 껄끄러운 두 그룹, 갑작스러운 제휴
LS 내 15% 자사주 존재…교환 가능성
한진 측엔 자사주 미미…“경고성 의미일지도”

호반건설 사옥. 사진=연합뉴스
호반건설 사옥.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뉴스 이재영 기자] 한진그룹과 LS그룹 간 갑작스러 협업 소식에 재계에선 호반그룹을 상대로 경영권 방어 전선을 구축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다면 지주회사 LS 내 15.07%에 달하는 자사주가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호반 측에 경고성 신호를 보낸 것이란 추측도 있다.

28일 한진그룹과 LS그룹은 항공우주산업 등에서 협업(MOU)한다고 발표했다. 협약에 따라 두 그룹은 항공우주산업 기술 고도화, 도심항공교통(UAM) 충전인프라 구축, 항공운송 수단의 친환경 인프라 확대 및 전기화 기술 협력, 전기차 충전소 확대 등 광범위한 분야에 협력 가능성을 열었다.

두 그룹은 호반그룹과 불편한 관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호반그룹 내 대한전선이 LS전선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대한전선과 LS전선은 6년 가까이 특허침해 소송을 벌였으며, LS전선이 최종 승소했다. 이 과정에서 호반그룹이 LS 지분 3% 미만 수준에서 매수한 사실이 알려져 갈등이 부각됐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022년 사모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이후 호반건설이 KCGI가 한진칼에서 확보한 17.9%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랐다. 호반건설이 2015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응찰했던바 항공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 한미사이언스-OCI나 한화·LG화학-고려아연(현대차는 지분 간접투자), KT-현대차 사례처럼 자사주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 LS 내 자사주가 15.07%나 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진칼이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엔 아직 미미한 수준의 자사주만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 제3자 배정을 통한 자사주 교환 등은 현재도 가능하다”라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편입하고 그룹 내 정비하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되면 그로 인해 발생한 자사주는 기한 내 처분해야 하니 교환 가능성이 고려될 수 있지만 추측일 뿐, 이번 제휴가 호반엔 경고성 의미일 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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