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월 갤럭시 S25 엣지·7월 폴더블폰 2종 출시 예정…프리미엄 공략 속도
'관세 타격·중국 부진' 애플 제치는 것 관건…이재용, 일본 방문 등 현장 행보 강화
삼성전자의 핵심인 반도체 사업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 S 시리즈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에 2분기부터 더욱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기능을 앞세워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공략하려는 가운데 연내 시장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64.2%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5%나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가 더욱 판매량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전작인 갤럭시 S24 시리즈보다 일주일 가량 출시일이 늦었음에도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인 출시 21일 만에 국내 100만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갤럭시 S25 시리즈(1350만대)를 포함해 총 6100만대다. 이 가운데 올해 1분기 ASP(평균판매단가)도 326달러로, 지난해 하반기(3분기 295달러, 4분기 260달러)보다 크게 올랐다. 수익성이 높은 갤럭시 S25 시리즈가 많이 판매된 덕분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다니엘 아라우조 상무는 "한층 고도화된 갤럭시 AI를 탑재한 S25 시리즈로 전작의 판매 호조를 지속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AI=삼성'이라는 공식을 강화하며 AI 기능을 앞세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공략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새 폼팩터 '갤럭시 S25 엣지' 이달 출시 예정
먼저 프리미엄 스마트폰 폼팩터(외형)를 한층 다양화한다. 이달 중에 삼성전자가 6년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폼팩터 '갤럭시 S25 엣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 S25 엣지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탑재, 향상된 AI 기능 등 기존 갤럭시 S25 시리즈와 동일하되 두께가 얇은 것으로, 얇은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신 얇은 두께를 구현하기 위해 망원 렌즈 탑재 대신 후면에 카메라 2개가 적용되는 등의 차이는 소폭 있다.
이어 오는 7월에는 삼성전자가 앞서나가고 있는 분야인 폴더블폰의 신제품 2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제품은 '갤럭시Z 플립7'과 '갤럭시Z 폴드7'로, 삼성전자는 두 제품에 기존 갤럭시 S25 시리즈의 AI 기능을 최적화한 형태로 접목해 새로운 사용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플립은 휴대형 AI로서의 편리함을, 폴드는 대화면을 통한 새로운 AI 경험을 선보인다는 포부다.
다니엘 아라우조 상무는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거시 경제 불안정 속에서 스마트폰 수요는 전년보다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며 "플래그십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신제품 중심 생태계 성장을 추진하고 운영 전반에 걸친 최적화도 지속해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최대 경쟁사 애플을 제치는 것이 과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빈틈을 노려야 한다고 보고있다. 애플은 얇은 두께의 새로운 아이폰 모델을 삼성전자보다 느린 오는 9월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폴더블폰 개발도 내년으로 예상되는 등 폼팩터 다양화가 늦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중국에서의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현지시간) 2분기(1~3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에 관세로 인해 9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관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6월 이후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의 경우 중국에서 상당량의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대중국 관세 정책은 유지하고 있어 타격이 큰 상황이다. 또 미중 갈등으로 인한 중국 정부의 규제 등으로 중국 내에서는 현지 업체인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에게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이재용 회장, 일본 시장공략 위해 NTT도코모ㆍ소프트뱅크그룹 전격 방문
삼성전자의 경우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 동안 유예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유예기간 동안 다각도로 관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시기를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상호관세 유예 90일 동안 스마트폰 선행 생산을 통한 유통채널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동시에 전 세계 8개의 생산거점을 조정할 충분한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며 "향후 삼성 스마트폰 관세 타격의 강도는 아이폰 대비 훨씬 적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확대를 위해 발로 뛰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일본 양대 통신사이자 애플의 현지 최대 아이폰 공급처인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그룹을 전격 방문한 것이다.
특히 앞서 지난 2월 초 이 회장과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이 '서울 회동'을 하면서 갤럭시 S6 이후 지난 10년간 막혔던 소프트뱅크를 통한 갤럭시 S 시리즈 판매가 재개된 가운데 한 차례 더 이뤄진 회동이다. 현재 애플이 연 52조원 규모로 꽉 잡고 있는 일본 시장을 이 회장이 직접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만 출시·생산하고 있는 애플이 지난해 출하량으로도 1위인 삼성전자(20%)와의 격차를 1%p로 줄이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득세하고 있는 만큼 애플의 빈 자리를 공략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애플도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인데 따라 이번 2분기와 3분기 초 선제적인 방어를 해야한다"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높은 미국, 일본 등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이루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