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상장폐지 논란, 위메이드 재단 측의 법적 대응
2024년 매출 7120억, 당기순이익 869억 흑자 전환 성공
전년 대비 올 1분기 실적 감소…신작 공세로 실적 반등 노려

연내 출시 예정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위메이드 제공
연내 출시 예정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위메이드 제공

신뢰 회복이 절실한 가운데, 위메이드가 또다시 위믹스 상장폐지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위메이드 설립자 박관호 대표는 블록체인과 글로벌 시장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위 데어’(We Dare)라는 새로운 철학을 내세운 위메이드가 이번 위기를 넘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발행한 블록체인 가상자산 ‘위믹스’(WEMIX)는 해킹 피해 이후 다시금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되며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 신뢰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지난 2월 해킹 사고 발생 이후 위믹스를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했고, 위믹스 재단 측의 소명에도 불구하고 6월 2일부터 거래지원을 종료하고, 7월 2일부터는 출금 지원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박 대표는 지난 6일 주주서한을 통해 “이번 사고는 위믹스 메인넷이 아닌 글로벌 게임 유저들이 사용하는 ‘위믹스플레이’의 브릿지 사고이며, 메인넷의 보안성과 안정성과는 무관하다”며 “DAXA라는 아무런 법적 실체도 없는 사적 모임으로 자의적이고 일방적인 야합의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 재단(WEMIX PTE. LTD.)도 “거래지원 종료 발표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및 법무법인 세종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DAXA에 위믹스 유의종목 지정 검토보고서와 회의록 등 자료 제출을 요청했으나, 거래소 측은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고팍스,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5개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 간 협의체인 DAXA는 위믹스 재단이 지난 2월 28일 발생한 약 90억 원 규모의 해킹 사고를 사건 발생 4일 뒤인 3월 4일에야 공지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발행 주체로서의 신뢰성 부족을 이유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위믹스 재단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서를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초 제출할 계획”이라며, 위믹스 가치 방어를 위한 시장 매수(바이백)도 대주회계법인의 검증을 거쳐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올해로 창립 25주년, ‘위 데어’ 철학과 4대 가치로 체질 혁신


업계는 이번 상장폐지 조치에 대한 법원의 판단과 재단 측의 대응이 위믹스 생태계, 나아가 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이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위메이드는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신작 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자 신뢰와 국내외 거래소 신뢰 확보는 여전히 남은 과제로 우려된다.

앞서 위메이드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새로운 기업 철학을 선포하고, 도전·공정·투명·연대의 4대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디지털 문명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위 데어’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디지털 문명의 새장을 열겠다는 결단”이라며 “이제는 게임 회사를 넘어 혁신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실적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늘어나며 2021년부터 4년 연속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같은해 영업이익은 81억원, 당기순이익은 86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4분기에는 매출 1650억원, 영업이익 181억원, 순이익 1096억원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전체 매출 중 약 72.7% 해당하는 5181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하며 글로벌 중심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입증했다.

다만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1분기 매출 13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8%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7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안 연구원은 “‘레전드 오브 이미르’의 매출 유지로 2분기 적자 축소가 기대된다”며 “자회사 매드엔진은 2025년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급 수수료는 줄어들겠지만 인건비 증가와 영업권 상각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20일 출시 예정인 '판타스틱 베이스볼: 일미프로' 게임. 위메이드 제공
이달 20일 출시 예정인 '판타스틱 베이스볼: 일미프로' 게임. 위메이드 제공

올해 위메이드는 PC·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시작으로 ▲디스민즈워(블랙 벌처스), ▲미드나잇 워커스, ▲판타스틱 베이스볼: 일미프로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한 ‘이미르’는 자동·수동 플레이를 결합한 다채로운 콘텐츠와 블록체인 기반의 NFI 기술을 접목해 지난 2월 출시 후 45일 만에 누적 다운로드 60만건, 누적 매출 1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박 대표는 “일본에서는 5월 ‘판타스틱베이스볼 일미프로’를 론칭하고 현지 시장 특성을 반영한 신규 서브컬처게임, 수집형 RPG를 준비 중“이라며 “미국에서는 불록체인 규제 완화 흐름에 맞춰 당사의 강점인 블록체인 게임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서는 현지 개발·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한 사업구조를 구축했고, ‘미르M’은 8월 정식 출시된다”며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위믹스 기반의 진화된 토크노믹스를 적용해 4분기 글로벌 론칭을 목표로 순조롭게 개발 중이며, 이번 위믹스 사안으로 신작 일정이나 전략에 차질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원도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2월 20일 출시 이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고, 4월 12일 기준 구글 앱스토어 8위를 유지하고 있어 2분기부터 실적에 본격 기여할 것”이라며 “중국 ‘미르M’은 퍼블리셔 더나인이 높은 기대를 내세웠지만, 기대 만큼이나 준비 과정이 길어져 출시가 다소 지연되고 있으며 하반기 중 공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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