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4위, 한국가스공사 6위…HUG 하위권 고착화
올해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국민 서비스 평판이 가장 좋은 공기업으로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을 꼽았다. 반면 지난해 1위에 올랐던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공사)는 공항 대기 시간 장기화 등으로 인해 올해 3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조사에 없었던 한국도로공사가 4위, 한국가스공사가 6위에 진입하는 등 전체 순위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또 HUG와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위권에 오르며, 하위권 고착화 현상을 나타냈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서비스 평판이 가장 좋은 공기업’ 조사 결과 코레일이 응답률 14.8%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전력공사가 11.9%로 2위, 인천공항공사가 11.4%로 3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한국도로공사(8.4%), LH한국토지주택공사(5.5%), 한국가스공사(5.0%), SR(4.2%), HUG주택도시보증공사(3.9%), 한국공항공사(3.4%) 순으로 9위까지 조사됐다. 기타 응답은 5.6%, 모름 25.9%였다.
코레일은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률 10.5%로 2위였으나 올해 14.8%로 상승하며 1위에 올랐다. 18~29세(19.0%)와 30대(18.4%) 등 젊은 층에서 특히 높은 지지를 받았고, 대구(24.5%), 경기(16.5%), 광주(18.6%) 등 전국 주요 권역에서 골고루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전국망을 갖춘 철도 이용 편의성과 KTX 접근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률 15.1%로 1위였던 인천공항공사는 올해 11.4%로 크게 하락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서울 12.3%, 인천 14.7%, 경기 13.6% 등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다른 지역에서 낮은 평가를 받으면서, 지역 확산성이 떨어진 점이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인천공항은 지난해부터 보안 검색 등 수속 대기줄만 수십 미터로 탑승 3~4시간 전엔 공항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주말과 연휴가 낀 날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져 서비스 평판이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8.7%에서 올해 11.9%로 응답률이 오르며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뛰었다. 전북(16.2%), 경북(18.3%), 광주(16.3%) 등에서 두 자릿수 응답률을 보이며 고른 평가를 얻었다. 특히 60대(13.9%)와 70대 이상(13.5%) 고령층으로부터 높은 평가 받았다.
지난해 조사에서 빠졌던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조사에서 8.4%로 4위에 올랐다. 고속도로 이용률이 높은 대구(13.9%), 강원(15.0%), 울산(14.3%)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일상에서 자주 만나는 교통서비스와 인프라 품질이 평판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응답률이 지난해 5.2%에서 올해 5.5%로 소폭 오르면서 지난해와 같은 5위를 유지했다. 서울에서 7.3%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수도권 개발과 청년주거공급 같은 정책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조사에 처음 포함된 한국가스공사는 응답률 5.0%로 6위에 올랐다. 지역별로는 대전(6.8%), 울산(7.0%), 광주(7.3%) 등 에너지 수요가 높은 도시 산업권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연령별로는 30~50대 사이에서 고른 응답률을 기록했다.
SR은 지난해 응답률 5.0%로 6위에 올랐으나 올해는 4.2%로 7위로 한 계단 내려앉은 모습이다. SRT철도 이용률이 코레일보다 높은 상황과 대비될 정도로 서비스 평판은 코레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제한된 고속철도 운영과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본사 소재지인 서울에서도 4.1%로 응답률이 낮은데다 지방 확장성 부족이 한계로 지적된다.
HUG는 지난해 3.3%로 9위에서 올해 3.9%로 8위를 차지하며 한 계단 뛰어올랐지만 하위권을벗어나지는 못했다. 게다가 본사 소재지인 부산에서도 4.3%에 그치며 지역 기반 공공기관으로서의 영향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4.5%(8위)에서 올해 3.4%(9위)로 하락하며 하위권 고착화가 뚜렷하다. 인천공항공사와 비교 평가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데다 지방공항의 열악한 탑승 환경, 이용 편의성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본사 소재지인 서울에서도 3.5%로 두드러진 지지율을 얻지 못했다.
올해 여론조사에 포함된 9개 공기업 가운데 올해 4월 정부가 발표한 2024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가스공사뿐이었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도로공사, LH, HUG는 ‘보통’ 등급을, 코레일과 SR, 한국공항공사는 ‘미흡’ 등급을 받았다.
특히 이번에 대국민 서비스 평판이 가장 좋은 공기업 1위에 오른 코레일은 정부 고객만족도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아, 서비스 체감도와 행정 평가 간의 차이를 확연하게 드러냈다.
이번 조사는 국민의 체감 경험이 공기업 서비스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본사 소재지 효과, 이용 접근성, 생활밀착 서비스 체감도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의 고객만족도 평가와는 일부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향후 정책 신뢰 회복과 서비스 개선을 위한 공공기관의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스트레이트뉴스는 향후 부처별 공기업의 ESG, 리더십, 지역사회 기여도 등 세부 항목에 대한 여론조사를 통해 공공서비스 신뢰도를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2002명(총 통화시도 4만725명, 응답률 4.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통계보정은 2025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림가중)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