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안정성 확보…거래소 판단과 법원 심문은 아직
반복된 논란에 시장 신뢰 흔들…수천명의 투자자 반발
해킹 사고로 90억원대 손실을 입고 상장폐지 통보까지 받았던 위믹스가 보안 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으며 복귀 가능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 현재로선 기술적 안정성에는 일정 수준 신뢰가 실렸지만, 반복된 논란 속에 흔들린 시장의 신뢰는 여전히 회복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운영 법인 위믹스(WEMIX PTE. LTD.)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증 보안 업체를 통해 추가 점검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총 15개 항목 전부 ‘양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점검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약 일주일간 실시됐으며, 브릿지 API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위믹스 핵심 인프라 전반을 대상으로 모의 해킹을 포함한 종합 검증이 이뤄졌다. 지난 2월 발생한 위믹스 브릿지 해킹 사고 이후 보완성 재점검과 재발 방지를 위한 핵심 대응 조치였다.
다만 기술적 조치만으로 신뢰의 남은 균열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위믹스는 2022년에도 유통량 허위 공시 문제로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전례가 있다. 이후 재상장에 성공했지만, 이번 발생한 해킹 사고는 단순한 보안 문제를 넘어선 ‘신뢰 리스크’로 해석되며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실제 이번 해킹 이후 위믹스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로부터 ‘공지 지연’ 등의 사유로 거래지원 중지, 즉 상장폐지를 통보받았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이 보완 사고 직후 상장폐지 결정까지 이른 첫 사례로, 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위믹스는 이번 점검 결과를 DAXA에 공식 제출하며 소명 절차에 나섰고, 추가 보안 검증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거래지원 종료 결정에 대한 법적 대응도 병행 중이다. 현재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를 상대로 거래지원 종료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첫 심문은 오는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다.
투자자들의 집단적 대응 역시 눈길을 끈다. 위믹스 투자자들로 구성된 위믹스투자자협의체는 지난 19일, 총 3150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협의체는 “DAXA의 상장폐지 결정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했고, 유사한 해킹 피해를 입은 타 자산과 달리 위믹스만을 타깃으로 한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믹스는 추가 대응으로 자체 바이백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1차로 100억원 규모의 위믹스 코인 바이백을 완료했으며, 외부 회계법인의 검증 및 보고서 발행도 마친 상태다. 현재는 2000만개 규모의 2차 바이백이 진행 중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위믹스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 평가에서 ‘양호’를 받은 것은 분명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상장폐지 여부는 거래소의 재심사와 법원의 판단이라는 두 관문을 넘어야 한다. 특히 두 차례 상장폐지 전력을 넘어설 신뢰 회복이 중요한 가운데, 위믹스는 또 다시 시장의 냉정한 평가와 마주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 안정성과 별개로, 위믹스를 둘러싼 구조적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의 지속 가능성은 계속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은 보완됐지만, 결국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이며, 지금은 그 필요성이 다시 부각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