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주요 기업집단 중 올해 산불피해 극복을 위해 가장 많은 성금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30억원 기부 외에도 추가 성금 11억원을 더해 농·축협 조합원 지원에 발벗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성금 뿐 아니라 각종 구호물품과 인력 지원들을 통해 삶과 일터를 잃은 농업인들의 상처를 어우만진다는 입장이다.

올 3월에 영남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가 확산되자 피해복구와 이재민 지원를 위한 따뜻한 성금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모였다.  특히 농협은 그 중에도 가장 큰 규모의 지원을 통해 조합원들의 피해 복구에 전력을 다했다.

지난 5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해보다 1단계 상승한 9위였다. 규모로는 9위지만 산불피해 극복 성금으로는 3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내놔 공시대상기업집단 1위에 올랐다. 큰 규모의 지원을 이어가는 5대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단연 1위다. 농협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30억 이외에 추가로 11억원의 성금을 모금, 피해지역 농축협의 조합원 지원에 사용 예정이다.

농협의 산불 피해 극복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재해대응 3단계를 발령하자 농협은 구호물품과 인력을 현장에 급파했다. 가장 먼저 담요, 마스크 등 생활용품이 들어있는 재해 구호키트 700박스와 즉석밥을 비롯한 가공식품을 진화현장과 피해 시·군으로 보냈다. 대피령으로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하자, 이재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세탁차 3대를 급파하고, 살수차, 방역차, 중장비 등 40대를 긴급 투입했다. 지원된 구호품만 11억원이 넘는다.

삶터와 일터를 잃은 농업인에게 가장 시급하고 현실적인 도움은 생계비 지원이다. 이를 위해 조합원 대상으로 3000만원까지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피해지역 주민에 대출 만기연장, 상환유예, 수수료 면제 등 금융지원을 하였다. 화마로부터 몸만 겨우 빠져 나온 이재민들에게 2억 원 상당의 활동복, 속옷 등을 긴급하게 지원하는가 하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하나로마트에선 생필품을 20~50% 할인된 가격에 공급했다.

이번 산불로 입은 가장 큰 피해는 농업 기반의 붕괴다. 농기계 피해만 약 1만여 대, 비닐하우스, 창고, 곡물창고, 축사가 한순간에 불탔다.

농협은 이례적으로 재해자금 2000억 원을 긴급 편성했다. 이는 비료, 농약, 사료 등 영농자재 반값 할인에 쓰이고, 농기계 수리 및 농작업 대행비로도 지원된다. 농협은 73명의 인원과 차량 55대로 구성된 이동수리센터를 통해 피해 지역별로 농기계 이동수리를 지원했다. 영농활동 자체가 어려운 곳엔 재난지역 관내 조합원을 대상으로 농작업 대행팀이 나섰다.

막대한 농작물 피해 현황 파악을 위해 농협은 신속히 조사인력 약 600명을 현장에 배치해 피해조사 완료시 가지급 보험금을 우선 지원하는 등 신속한 보험금 지급을 추진 중이다.

불은 꺼졌지만 타버린 농민의 마음을 되살리려는 농협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있다. 범농협의 임직원 뿐 아니라 농협의 육성모임인 고향주부모임, 농가주부모임 등의 4000여 명의 인력들이 산불피해 복구지원에 동원되어 화재 잔해정리, 영농지원 활동, 급식 및 세탁봉사 등에 참여했다.

농촌 지역은 산불,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에 취약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농업인들의 일터와 삶터는 동시에 위험에 처한다. 농협의 주인이자 핵심 구성원인 조합원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위험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의 설립목적은 농업인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 향상"이라며, "재해로부터 농업인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곧 농협의 존재 이유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농협이 자연재해 극복에 진심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