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수작업으로 이어지는 모내기 풍경
남해군의 대표 문화경관인 남면 가천마을 다랑이논에서 요즘 모내기가 한창이다.
지역 주민들과 보존회가 함께 전통 농업 유산을 지켜내기 위한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며, 영농활동과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가천 다랑이논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남해 특유의 지형에 층층이 놓인 계단식 논으로, 사계절마다 색다른 풍광을 자아낸다.
봄에는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모내기철엔 물이 찬 논에 푸른 하늘이 담긴다. 여름엔 연녹색 모가 청량하게 흔들리고 가을이면 황금빛 벼가 장관을 이룬다.
하지만 이 아름다움 뒤에는 많은 손이 필요하다. 논이 좁고 경사가 심해 대형 농기계가 진입하기 어렵고, 일부 구간은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만 작업이 가능한 구조다. 논두렁 정비, 물 대기, 경운작업, 모내기 모두 전통 방식에 따라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단법인 남해 가천다랑이논 보존회는 해마다 모내기철마다 보존활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올해 모내기는 5월 20일부터 6월 중순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기상과 물 사정을 감안해 매일 아침부터 해 질 무렵까지 주민과 보존회 회원들이 논에서 함께 작업하고 있다.
보존회는 “가천마을의 풍경은 다랑이논의 벼농사에서 시작된다”는 철학 아래, 한 줄 한 줄의 논을 정성으로 일구고 있다며, 농업유산을 지키는 일이 곧 마을의 정체성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남해군청 문화체육과도 농번기 일손 돕기에 직접 참여해 주민들과 함께 논두렁을 정비하고 모내기 작업을 도우며 힘을 보탰다.
김지영 문화체육과장은 “가천 다랑이논은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주민들의 수고가 더해져 오늘의 명승이 유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행정이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보존관리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해군은 앞으로도 지역 주민과 협력해 다랭이마을의 문화경관과 전통농업이 조화를 이루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스트레이트뉴스 경남=김기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