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뒷수습 총력…생산물량 이전 방안 검토
한국타이어, 조현범 회장 사법리스크 발목…리더십 공백 대처 모색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지난 18일 소방대원들이 물줄기를 쏘며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틀째인 지난 18일 소방대원들이 물줄기를 쏘며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타이어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돌파구 마련에 고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최근 타이어 빅(big)2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에 악재가 겹치면서 불황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30일 광주연구원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광주 공장 화재로 매출 피해가 3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광주연구원의 경제손실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생산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액은 연간 생산량 1140만9000본 기준 3375억8500만원으로 추정됐다. 장기간 생산 중단(매출 감소)에 따른 손실이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경 발생한 화재로 공장의 50~60%가 소실됐다.

금호타이어는 "화재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으로, 현재 광주공장의 기존 생산 물량을 곡성, 평택 등 공장에서 대체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광주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200만개로, 하루 3만3000개다.

다만 지난해 말 광주를 포함한 세 공장의 가동률이 99%에 달했던 만큼 한계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 공장 역시 가동률 100%를 넘긴 상태로, 이에 일각에서는 화재 피해로 받은 보험금 등을 통해 공장 이전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악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 가동이 중단된 광주 공장에서는 본래 일반 타이어보다 20~40% 높은 가격의 고부가가치 타이어를 생산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호타이어 화재 피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일부 시민단체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어 후속 대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는 리더십 공백 위기가 닥쳤다. 한국타이어가 속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의 조현범 회장이 사법리스크로 경영을 제대로 이어갈 수 없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일부 배임 혐의에 징역 6개월을, 나머지 혐의에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조 회장이 앞서 형제들과 벌인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후 글로벌 열관리 2위 기업인 한온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사업 확장을 이끌어온 터라 그의 부재가 한국타이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이 기존 한국타이어와 한온시스템의 열관리 시스템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구속으로 이 같은 사업 계획 추진은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의 구속에 따른 리더십 공백으로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사업도 타격을 받게 됐다.

조 회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에 대응해 올해 미국 테네시주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을 550만개에서 1200만개로 확충했고 이르면 오는 4분기에 초도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조 회장의 경영 공백에 대처할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지만 갑작스러운 구속 결정으로 당분간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측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고 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변호인단과 신중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매출은 높았지만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6% 줄어든 1448억원, 16.3% 감소한 3336억원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이 가운데 악재까지 겹치면서 위기감이 한층 짙어질 전망이다. 특히 오는 2분기부터는 미국발 관세 영향도 관측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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