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이차전지소재 부진' 포스코, 새 성장동력으로 LNG 집중
포스코인터, 1Q 영업익 절반 에너지부문…LNG 기반 성장 기대감↑
포스코그룹이 철강, 이차전지소재를 핵심 사업으로 삼아 그룹 성장을 이뤄왔으나 최근 이들 사업이 업황 불황으로 주춤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가운데 에너지 사업 중심으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상장 계열사 6곳(지주사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엠텍, 포스코인터내셔널) 중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곳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유일했다.
철강, 이차전지소재 등 주요 사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실적이 다소 하락하는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선방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미얀마, 호주 등 가스전에서 판매가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올해 1분기 에너지부문 영업이익이 1363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2702억원)의 50.4%를 차지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LNG(액화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에너지 사업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LNG 수요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NG가 화석 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 과정에서 브릿지 에너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연료로 주목받고 있는 덕분이다. 특히 AI(인공지능) 사업이 고도화되고 있는데 따라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향후 LNG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는 세계 LNG 시장 규모가 오는 2029년까지 278억달러(약 40조원)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BNEF는 오는 2030년까지 LNG 수요가 5억6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올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의 LNG 수출 제한 정책을 폐기하면서 LNG 산업을 키우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생산 및 저장 사업을 영위 중인데 이어 최근 첫 번째 LNG 전용선까지 도입하면서 생산부터 저장, 운송 및 트레이딩까지 아우르는 LNG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생산 부문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온 미얀마 가스전의 4단계 개발을 진행 중인 한편 지난 2022년 인수한 호주 천연가스 기업 세넥스 에너지의 가스 처리시설 증산을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2023년 운영권을 확보한 인도네시아 붕아 광구도 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2021년 확보한 말레이시아 광구의 첫 천연가스 탐사 시추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광양LNG 제1터미널에서 총 93만킬로리터(㎘ )저장용량의 6개 탱크를 운영 중이며 인근 부지에 제2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만㎘급 저장탱크 2기 증설이 완료되면 총 133만㎘ 저장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최근에는 174KCBM(큐빅미터)급 LNG 운반선을 인도받아 업계 주목이 높아지기도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그룹 최초의 자체 LNG 운반선인 'HL포르투나호'를 통해 트레이딩용 LNG를 조달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북미산 LNG를 직접 국내로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이미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셰니에르에너지와 연간 40만톤 규모의 LNG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멕시코의 퍼시픽과는 70만톤 규모 공급계약을 맺은 상태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원활한 대응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미국산 LNG 연간 40만톤 도입을 본격화하고, 예정된 세넥스 가스전 증산에 따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가운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한 가운데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한국 에너지 밸류체인에서 주요 위치에 있어 최근 미국 관세에 대응하는 북미 가스전 투자 가능 후보로 꼽힌다"고 말했다.
다만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사업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다만 기존 계획된 투자비를 감안하면 지분투자는 리스크 요인으로, 철강 부문의 가스관 기자재 공급과 단순 LNG 수입량 확보가 가장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터미널 구축에 내년까지 누적 1조9900억원을, 그리고 오는 2030년까지 총 3조250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친환경 사업과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그룹이 전사적 자산 구조조정과 전략적 투자 재배치를 통해 장기 경쟁력을 갖춘 사업군 위주로 성장 방향성을 재설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2코어(Core)+뉴 엔진(New Engine)' 전략에서 뉴 엔진(신사업)이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