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르비스 20년 장수 IP ‘뮤’ 넘을 새 얼굴 되나
과금 설계와 콘텐츠 운영력이 곧 흥행 분기점
웹젠의 자체 개발 신작 ‘테르비스’(TERBIS)가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비공개 베타테스트(CBT)에 들어가는 가운데 장수 IP ‘뮤’에 이은 차기 대표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웹젠은 이달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CBT를 운영하고, 사전 모집된 한국·일본 테스터의 피드백을 반영해 콘텐츠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테스트에서는 메인 스토리, 캐릭터 인연 콘텐츠, PvP·협동 콘텐츠 등 정식 버전 수준의 주요 기능이 제공된다.
수년간 웹젠은 ‘뮤’ 중심의 매출 구조를 이어왔으나 신규 IP 부재와 장르 편중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마주해왔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약 60~70%가 여전히 ‘뮤’ IP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32.4%, 50.5% 감소했다. 여기에 법률비용 등의 일회성 비용이 더해지며 당기순이익은 93.9% 급감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웹젠은 2023년부터 서브컬처 장르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다양한 퍼블리싱 경험을 축적하며 사업 방향 전환에 나섰다. ‘라그나돌’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등 서브컬처 타이틀을 국내에 선보이며 관련 장르의 이해도를 넓혔지만, 두 게임 모두 작년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웹젠은 자체 IP 육성에 초점을 맞춰 ‘테르비스’를 전략적 전환의 중심에 세웠다.
테르비스는 체질 개선의 상징적 결과물로 평가된다. 이번 CBT는 그간의 전략이 실제 이용자 경험과 시장에서 얼마나 유효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첫 시험대다. 웹젠은 이번 CBT 결과를 바탕으로 콘텐츠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사전 마케팅 단계에서는 일본 코믹마켓 연속 참가를 비롯해 코스프레, 굿즈 판매, 오프닝 애니메이션 공개 등 현지화 마케팅에 집중했다. 일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애니메이션 영상은 53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굿즈 일부 품목은 완판되며 초기 시장 반응을 끌어냈다.
◆韓·日 동시 CBT, 시장 반응 끌어낼 준비는 끝났다
웹젠은 지스타, AGF, 코믹마켓 등 국내외 전시를 통해 ‘테르비스’ 인지도를 사전 확보했고, 이번 CBT 역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동시 진행되며 초반 흥행 분위기 조성에 힘을 싣고 있다. 모바일과 PC를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지원, 일본 성우 기용, 애니메이션 연출 등 서브컬처 타깃에 특화된 콘텐츠 구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완성도 높은 연출과 전략 요소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으나 롱런을 위해서는 과금 설계와 라이브 운영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뽑기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BM)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용자가 많은 상황에서 CBT 단계의 ‘혜자 설계’(유저에게 유리한 과금 구조)가 실제 서비스에도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캐릭터 수가 많은 만큼 업데이트 속도와 퀄리티의 균형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테르비스’를 포함한 신작들이 연내 출시되지만 단기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선 테르비스의 흥행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웹젠은 멀티 IP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테르비스'를 배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테르비스’를 웹젠의 전략 전환을 상징하는 사례로 보고 있으며, 콘텐츠 구성과 마케팅 전개에서 일정 수준의 전략적 일관성이 나타난다는 평가다. 정식 출시 이후 이용자 반응에 따라 IP 구조 전환의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웹젠 김태영 대표이사는 “트렌디한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새로운 게임 IP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해 온 투자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신작 게임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