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 전략 마련 위한 전사 글로벌 회의 돌입
소프트뱅크와의 동맹 확대 가능성 '쑥'…양사 시너지 기대
삼성전자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올해 들어 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양사 모두 AI(인공지능)·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AI칩' 개발에 드라이브를 거는데 따라 양사가 SK하이닉스-엔비디아-TSMC를 대적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8일 삼성전자가 하반기 준비를 위해 글로벌 전략회의를 한창 진행 중이다. 전날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DS(디바이스솔루션)사업부를 비롯해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사업부가 전략 마련을 논의했다. 오는 19일에는 전사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AI 및 로봇 등 첨단산업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전략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미국 로봇 소프트웨이 스타트업인 스킬드AI에 1000만달러(136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도는 더 높아진 상태다. 스킬드AI가 앞서 소프트뱅크그룹이 1억달러(1368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곳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 협력 강화를 시사 중인데, 첨단 산업 분야에서 동맹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 소프트뱅크는 10년 만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최신 AI 기술이 탑재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시리즈'를 일본 시장에서 판매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는 지난 2015년 5월 '갤럭시 S6 엣지' 이후 처음이다.
일본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뱅크의 테라오 히로유키 소비자사업 추진 총괄은 판매 재개 배경에 대해 갤럭시 S25의 AI 기능을 꼽으며 "미야가와 준이치 CEO(최고경영자)의 AI 중심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일반 사용자들의 AI 서비스 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즉,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 재개는 삼성전자의 AI 기술력을 소프트뱅크가 활용하려는 움직임의 시작인 셈이다.
지난 2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회동을 가지면서 양사의 협력 가능성은 더욱 확대됐다. 회동 때 소프트뱅크 산하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ARM의 르네 하스 CEO도 참석했는데, 그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는 훌륭한 파트너"라고 발언했다.
이후 이 회장은 지난 4월 일본으로 출장을 떠났을 때도 소프트뱅크를 방문해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고성능·저전력의 차세대 AI 메모리 개발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핵심 샘플 개발을 위해 향후 30억엔(287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메모리를 직접 생산하는 대신 설계 자산을 확보해 파트너사와 협력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파트너사로 삼성전자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양사의 협력이 AI칩 기술력 개발과 이를 바탕으로 한 로봇(휴머노이드) 분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양사 모두 스킬드AI에 투자했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과 계열사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등에 업은 삼성전자와 첨단산업 분야에서 엔비디아 대항마로 나서려는 소프트뱅크가 만나 휴머노이드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여기에 탑재될 AI칩 기술력까지 본격적으로 협력할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김양팽 산업연구원은 "AI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게 반도체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OS 등의 소프트웨어가 있다"며 "두 가지 측면에서 고른 성장을 토대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