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둔화에 드러난 구조 리스크…‘선택과 집중’ 나서다
퍼블리셔로 확장…‘로드나인’으로 아시아 시장 본격 공략

스마일게이트는 신작 MMORPG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개발사 엔픽셀, 이하 이클립스)의 티저 페이지를 지난 11일 오픈했다. 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는 신작 MMORPG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개발사 엔픽셀, 이하 이클립스)의 티저 페이지를 지난 11일 오픈했다. 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가 하반기 대규모 신작 출시와 콘텐츠 전략 재편을 통해 실적 회복과 브랜드 리포지셔닝에 나섰다. IP(지식재산권) 확장과 글로벌 시장 다변화를 병행하면서, 올 하반기가 중장기 경쟁력을 가늠할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몇 년간 주력 타이틀인 ‘로스트아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콘텐츠 수명주기의 한계와 성장 피로가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RPG의 매출은 전년 대비 9.1% 줄어든 4758억원, 순이익은 3026억원에 그쳤다.

반면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7181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그룹 전체 매출의 47.2%를 견인했다. 수익 구조의 중심이 개발보다는 유통에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 내 독일·스페인 법인을 청산했고, 지난 2019년 투자했던 에듀테크 기업 ‘아키핀’ 지분도 전량 매각했다. 벤처투자 계열사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45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최근 흐름은 투자보다는 핵심 콘텐츠 중심으로 전략의 무게를 옮기는 모습이다.


◆“다시 ‘확장’ 말할 수 있을까”…실적과 서사의 두 축 점검


스마일게이트는 회복의 실마리를 콘텐츠 확장에서 찾고 있다.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 ▲V.E.D.A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 등 굵직한 신작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내년에는 ‘로스트아크 모바일’ 출시도 예고돼 있다.

특히 기대작 ‘이클립스’는 엔픽셀이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하는 크로스 플랫폼 MMORPG로다. 게임 핵심 콘텐츠인 ‘성소’ 시스템을 통해 전략성과 몰입도를 동시에 강화한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백영훈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 부문대표는 “이클립스는 MMORPG 장르의 본질적인 재미를 계승하면서도, 기존에 없던 콘텐츠를 기반으로 장르의 확장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제나’는 카드 기반 덱빌딩 전투와 수집형 RPG를 결합한 다크 판타지 세계관의 신작이다. 오는 7월 사전예약을 시작하며, 공식 PV 영상과 SNS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김주형 사업실장은 “이번 PV에는 카제나 고유의 무거운 분위기와 전투 구조를 담는 데 집중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 글로벌 퍼블리셔로서의 운용력 강화도 병행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 MMORPG ‘로드나인’을 일본·태극·싱가포트 등 아시아 9개국으로 확대 출시하며, 각국의 유저 특성에 맞춘 현지화 콘텐츠 및 운영 이벤트를 도입했다.

해당 작품은 국내 출시 6일만에 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우수상과 센서타워 주관 ‘APAC Awards 2024’에서 ‘최고의 몰입형 MMORPG’로 선정되며 콘텐츠 완성도와 글로벌 확장성을 모두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한편 ‘로스트아크’는 게임 내 서사를 확장한 오프라인 콘텐츠로도 주목받고 있다. 오는 23일부터 내달 6일까지 서울 워커힐 호텔 ‘빛의 시어터’에서 열리는 미디어아트 전시 ‘빛의 여정’은 7년간 누적된 세계관을 영상·음악·일러스트로 재구성한 몰입형 콘텐츠다.

지원길 스마일게이트RPG 대표는 “게임 속에서도 1부 스토리의 종막을 향해가는 시점에, 대형 스케일의 전시로 로스트아크 세계관을 색다르게 선보일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전시는 굿즈샵, 전용 라운지, 포토존 등으로 구성돼 팬 경험의 외연 확장을 시도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하반기 신작 공세는 단순한 실적 회복을 넘어, 스마일게이트가 콘텐츠 전략 전환을 시장에서 입증할 수 있는 시험대”라며 “신작의 완성도와 IP 지속성 확보 여부가 향후 브랜드 신뢰와 실적 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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