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적자…재무개선·핵심 IP 중심 재편 긍정적 해석도
올 4분기 출시 앞둔 신작 ‘붉은사막’에 사업 역량 집중
‘검은사막’으로 흥핵 10년을 이어온 펄어비스가 신작 ‘붉은사막’으로 다시금 승부수를 던지며 체질 개선에 나서는 가운데, 자회사 CCP게임즈 매각설이 불거지며 전략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펄어비스는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신작 출시를 앞두고 핵심 역량을 재정비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는 올해 4분기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는 ‘붉은사막’을 중심으로 조직 운영과 재무 구조 재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2018년 인수한 아이슬란드 소재 개발사 CCP게임즈의 매각 가능성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펄어비스 측은 “CCP게임즈의 사업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붉은사막’에 대한 사업 집중이 현 시점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CCP게임즈는 대표작 ‘이브 온라인’으로 잘 알려진 북유럽 게임 개발사다. 펄어비스는 서구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차원에서 2018년 해당 회사를 인수했으며, 이후 약 6년간 글로벌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며 협업해왔다. 그러나 올해 1분기 CCP의 신작 개발비 증가로 인해 펄어비스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52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에 부담을 안았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펄어비스가 유동성 여력 확보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매각을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CCP는 누적 가입자 수 4000만명을 넘긴 ‘이브 온라인’을 비롯해 북유럽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주요 개발사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번 매각설을 단기 실적 개선보다는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펄어비스가 ‘붉은사막’을 필두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을 꾀하는 가운데 개발과 마케팅 등 내부 자원을 핵심 IP(지식재산권)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 ‘붉은사막’이 열어갈 새로운 국면…증권가도 기대감 표출
‘붉은사막’은 펄어버스의 자체 개발 엔진인 차세대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제작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중세 판타지 세계인 파이웰 대륙을 배경으로, 주인공 클리프와 용병단의 생존과 전투를 고품질 그래픽과 몰입감 높은 스토리텔링으로 담아냈다.
심리스 오픈월드 구조와 생활형 콘텐츠, 퍼즐·던전, 탈것 활용 등 자유도 높은 플레이 요소가 강점이며 싱글 플레이 중심의 서사와 유연한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다. PC와 콘솔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며, 현재 막바지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조미영 펄어비스 CFO는 “올해도 검은사막과 이브의 꾸준한 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이는 가운데, 붉은사막의 성공적인 출시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증권가도 붉은사막의 시장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붉은사막은 지금까지의 시연 퀄리티와 유저 피드백을 고려할 때 올해 가장 주목받는 대작 중 하나”라며 “게임 시장 특성상 성과 예단은 어렵지만 출시 자체만으로도 펄어비스에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기존 4만4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올해 72만장, 내년 227만장 수준의 판매량을 전망했다. 이에 따른 매출은 각각 561억원, 176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도 “이번 CCP 이슈는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적 사업 구조 효율화에 방점을 둔 흐름”이라며 “붉은사막이라는 핵심 IP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펄어비스는 다시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