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스터디 계약부터 스테이블코인 출원까지
게임사에서 종합 디지털 자산 플랫폼으로
국내 게임사 넥써쓰(옛 액션스퀘어)가 디지털 자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플랫폼 연동을 시작으로 가상자산 수탁 계약 체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상표 출원까지 이어진 일련의 행보는 단순 게임 개발을 넘어 종합 핀테크 플랫폼 구축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넥써쓰는 개발사 크레이지마인드와 손잡고 신작 RPG ‘던전앤브레이커’를 자사 블록체인 메인넷 ‘크로쓰’(CROSS)에 온보딩할 계획이다. 일반 버전과 블록체인 버전 모두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며, 사전예약자 수는 이미 100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국내 1위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 코다(KODA)와의 수탁 계약도 체결하며, 금융권 수준의 내부통제 및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도입을 예고했다.
넥써쓰 장현국 대표는 “국내 최초 금융 기관이 직접 설립한 KODA와의 계약을 통해 제1금융권 수준의 내부 통제 체계와 국내 가상자산 관련 법규를 충실히 따를 것”이라며 “이번 계약으로 크로쓰는 한층 더 안전하게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BNB체인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x’를 등록하고, 국내 상표도 출원한 상태다. USDx, EURx, JPYx 등 글로벌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상표도 병행 출원하며 플랫폼의 금융 기능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는 해당 스테이블코인의 구체적 활용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내 수익(P2E) 정산, 대체불가능토큰(NFT) 환전, 온체인 자산 운용으로의 확장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실명계좌 연동이나 자산 보관 책임 등 규제 측면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게임-핀테크 융합 플랫폼 모델이 제도권 내 안착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크로쓰를 단순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이 아닌 디지털 자산 활용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이 장기 전략이며, 스테이블코인 활용 방안은 관련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며 신중히 검토 중이라는 것이 넥써쓰 측 설명이다.
올해 초 액션스퀘어에서 사명을 바꾼 넥써쓰는 위메이드 전 대표 장현국 대표가 신임 CEO로 선임되며 경영 전반에 변화를 맞았다.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6.2% 증가한 66억원, 영업이익은 2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영업손실 3억7000만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장 대표는 크로쓰 메인넷을 중심으로 ‘제로 민팅·제로 리저브·제로 프리라이더’ 등 유통 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 과정에서 일부 리스크도 발생했다. 하이브IM과 체결했던 ‘던전스토커즈’ 퍼블리싱 계약이 계약 상대 요청으로 해지됐고, 총 30억원 규모 계약 중 선지급한 1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해당 게임의 제작을 총괄하던 PD는 올해 초 시프트업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확장 전략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넥써쓰는 중국에 지사를 설립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도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미국 텍사스와 네바다 진출도 검토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적합성이 높은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M&A) 병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장 대표는 “넥써쓰의 본업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이지만, 좋은 게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며 “블록체인에 적합한 게임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면 적극적인 M&A로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넥써쓰는 컴투스플랫폼 및 컴투스홀딩스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자사 메인넷 크로쓰와 컴투스의 ‘엑스플라’(XPLA) 간 상호 연동 및 자원 공유를 추진하고 있다. 메인넷 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크로쓰가 콘텐츠와 금융 기능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그밖에 넥써쓰는 업무 효율성 제고와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최근 본사를 서울 강남구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알파리움 타워로 이전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23일에는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9.94% 상승으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임소율 기자]
